[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대체 선수의 활약만큼 팀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것은 없다.
한화 이글스의 예프리 라미레즈(29), 펠릭스 페냐(32)가 딱 그렇다. 먼저 한화 유니폼을 입은 라미레즈는 6경기 32⅔이닝에서 1승(1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1.39다. 7월 4차례 등판에선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 투구를 펼쳤고, 월간 평균자책점이 0.72에 불과하다. 페냐는 7월 5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18이었다. 하지만 가장 최근 등판인 30일 대전 두산전에서 6이닝 2안타(1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의 QS 투구로 KBO리그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음을 드러냈다. 전반기 내내 외국인 투수 부상으로 인한 선발진 구멍으로 고생했던 한화에게 두 투수의 존재는 큰 힘이 될 만하다.
수베로 감독은 "두 선수의 활약을 보면 우리 팀이 전반기에 얼마나 많은 부분을 메워야 했는지 느껴진다"며 "6이닝을 채울 수 있는 선발 투수의 존재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라미레즈와 페냐는 같은 도미니카 출신으로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다. 같이 뉴욕에 거주하면서 강한 유대감도 갖고 있다"며 "한화에 오기 전부터 쌓아온 관계가 한국에서도 경기 내외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먼 타국 땅에서 같은 팀에서 같은 언어를 쓸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의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수베로 감독은 라미레즈와 페냐를 향한 섣부른 기대에는 선을 그었다. 수베로 감독은 "상대와 두 번째, 세 번째 대결을 할 때가 진정한 시험대"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투수와 타자가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다. 상대팀 타자들이 (라미레즈와 페냐의) 팔각도, 투구 궤적 등 다양한 부분을 연구하고 알아낸 뒤 타석에 들어설 것"이라며 "평가는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1안타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던 라미레즈는 4일 안방 대전에서 두 번째 맞대결을 치른다. 페냐도 오는 6일 KT 위즈 타선을 상대로 시즌 두 번째 투구를 앞두고 있다. 수베로 감독이 밝힌 진정한 시험대에서 두 투수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