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FC서울에 둥지를 튼 일류첸코는 역시 '울산 킬러'다웠다. '원샷원킬'로 울산 현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의 1m90 '괴물 스트라이커' 아담 마틴이 K리그에 첫 선을 보였다. 헝가리 국가대표로 국내 무대에 데뷔도 하기 전에 헝가리에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적응에는 꽤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전북에서 뛰던 일류첸코는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서울로 말을 갈아탔다. 전북에선 출전보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벤치에서 출발하는 일류첸코에 대해 "전북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해 컨디션이 100%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한 후 "일류첸코는 프로페셔널하고, 선수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기대감을 토해냈다.
일류첸코는 울산에는 악몽같은 존재다. 포항과 전북에 몸담았던 지난 2년 동안 '우승 분수령'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울산을 저격했다. 울산은 또 한번 '일류첸코 징크스'를 털어내지 못했다.
후반 4분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된 일류첸코는 한승규가 슈팅한 볼이 조현우 맞고 흘러나오자 볼을 낚아채 선제골로 연결했다. 전반만해도 울산의 압도적인 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은 "서울이 후반을 노릴 것 같다"고 경계했지만, 현실이 됐다. 일류첸코는 서울 유니폼을 입은 후 2골-1도움,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안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반면 아담 마틴은 그야말로 '소문난 잔치'였을 뿐이다. 그는 지난 시즌 헝가리 리그에서 32경기에 출전, 31골을 기록하는 마치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스탯을 자랑했다. 또 6월 네이션스리그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2도움을 기록, 헝가리의 4대0 대승을 이끌며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러나 K리그는 낯설었다. 홍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조금 출전시킬 예정이었으나 들어갈 상황이 안됐다"며 "아직 합류한 지 얼마안돼 100% 컨디션은 아니다. 감각이나 선수들과의 호흡은 더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도 후반에 나가는 것부터 처음부터 출전하는 것이 적응에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담 마틴은 전반 13분 첫 볼터치에 이은 돌파가 상대에 저지당했다. 2분 뒤 왼발 슈팅은 위력이 떨어졌다. 차원이 다른 신체조건을 앞세운 몸싸움과 파워는 돋보였지만 K리그의 템포에는 녹아들지 못했다. 아담 마틴은 결국 후반 6분 교체됐다.
울산은 아담 마틴이 나간 후에야 골 실마리를 풀었다. 후반 12분 엄원상의 패스를 받은 바코가 상대의 거친 저지를 뚫고 동점골을 터트렸다.
울산이 2일 울산월드컵경기갖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26라운드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1대1로 비기며 선두 질주에 경고등이 켜졌다. 연승행진이 끊긴 울산은 승점 51점을 기록했다. 3일 강원FC와 23라운드를 치르는 2위 전북 현대(승점 45)가 승점 3점을 챙길 경우 격차는 사정권인 3점으로 줄어들 수 있다.
서울에는 귀중한 승점 1점이었다. 승점 30점 고지를 밟은 서울은 최근 3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 6위 자리를 꿰찼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