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연패가 아니라 1승이 딱 새겨졌다. 다행이고 기분좋다."
롯데 자이언츠가 '후반기 전패' 수모를 탈출했다. '캡틴' 전준우에게도 간절했던 시간이었다.
롯데는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9대8, 1점차 신승을 거두고 7연패를 탈출했다.
1회 무려 7득점하며 손쉽게 승리할 것 같았던 경기였지만, 후반 삼성의 맹추격에 혼쭐이 났다. 최준용 구승민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총동원했고, 9회말 3실점하며 흔들린 끝에 가까스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이날 전준우는 1회 선제 투런포로 빅이닝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후 이대호 렉스 한동희의 연속 안타, 정 훈의 적시타, 황성빈 정보근의 연속 희생플라이, 이학주의 투런포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7점을 완성했다. 4회와 6회 1점씩 추가 득점도 뽑았다.
하지만 5회 1점, 6회 4점을 잇따라 내줬다. 필승조를 모두 투입해 가까스로 흐름을 끊은 뒤 9회말 마지막 이닝에 돌입했다. 하지만 2사 1루에서 강민호 김상수 김지찬 김태군의 연속 안타가 쏟아지며 순식간에 1점차까지 추격당했다.
마지막 타자는 28일 동점타, 29일 끝내기 안타를 때린 김현준.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끝까지 마무리 김원중을 믿었고, 김현준을 2루 땅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경기 후 만난 전준우는 "물론 과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결과다. (오늘 경기가 끝났을 때)8연패가 아니라 1승이 딱 새겨진게 의미깊다. 기분좋다"고 말했다.
선제 2점 홈런 소감으로는 "허윤동이 직구를 자신있게 던진다는 분석이 있었다. 초구부터 직구를 노렸고, 마침 실투가 와서 좋은 타격이 됐다"고 설명했다.
악몽같은 7연패 기간에 대해서는 "3~4연패까지는 좀더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5연패 넘어가면서 더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 이야기를 안했다"면서 "연패 끊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9회에 쫓기면서 쫄깃하긴 했다. 그래도 우리 마무리 아닌가. 4점 차가 뒤집힐 거란 생각은 안했다. (김)원중이를 믿었다."
뒤늦게 후반기를 새출발하는 셈이다. 전준우는 "시즌을 치르다보면 연승도 연패도 할 수 있다. 다만 전반기를 4연승으로 마쳤는데, 후반기에 연패가 너무 갑자기 찾아온 느낌"이라며 "아직 50경기 남았다. 우리 선수들이 앞으로는 더 집중해서 더 좋은 경기를 치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새 외국인 타자 잭 렉스는 최근 4경기에서 18타수 12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전준우는 "타격 기술도 좋고, 스윙에 자신감이 넘친다. 까칠한 성격도 아니고, 먼저 다가와서 장난도 치고 잘 융화되고 있다"면서 "초반 부진 때 '네가 필요해서 우리가 데려온 거다. 편하게 쳐라'고 했는데, 요즘 잘해주고 있다"며 기뻐했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