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유니폼을 갈아입은지 5년째.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마음에 강민호(삼성 라이온즈)는 여전히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 강민호의 활약상에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쏟는다.
하지만 강민호가 오랜 부진을 씻고 모처럼 팀 승리를 이끈 29일. 쿨하게 웃을 수 없었다. 그의 활약에 무너진 팀이 바로 롯데였기 때문이다.
강민호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의 원맨쇼급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까지 강민호의 성적은 타율 2할1푼8 2홈런 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은 0.587에 불과하다. 앞선 2번의 FA 총액 155억원을 거머쥐었고, 올시즌전 3번째 FA 계약에서도 4년 36억원의 대박을 터뜨린 선수에게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눈부셨다. 강민호는 2회말 선제 2점 홈런을 쏘아올렸고, 3회말 2사 만루에서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의 4-0 리드를 이끌었다.
삼성은 롯데의 반격에 한때 4-7로 역전당했지만, 8회말 김상수의 2타점 2루타에 이어진 롯데 수비진의 실책으로 7-7 기적같은 동점을 이뤄냈다. 발이 느린 강민호는 1루에서 홈까지 전력질주했고, 당황한 롯데 수비진의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버린 것. 이미 2루에 도달했던 김상수가 2베이스 안전진루권을 얻으면서 동점이 됐다.
다시 돌아온 9회말 2사 만루 찬스를 놓친 게 옥의 티였다. 하지만 연장 10회말 김현준의 끝내기가 터지며 그 실수를 잊을 수 있게 됐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