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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시위' 성난 팬심, 사령탑도 안다 "롯데팬들, 사랑하지만…" [잠실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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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후반기 시작과 함께 4연패, 그중 한 경기는 무려 0대23, KBO리그 40년 역사상 최대 점수차 패배였다.

들끓던 팬심이 폭발했다. 27일 롯데 자이언츠 팬 50여명은 직접 모금한 돈으로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항의 문구가 담긴 트럭을 보내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과 '가을야구'를 강조하며 신동빈 롯데 구단주의 결단을 요구하는 등 강렬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성민규 단장과 래리 서튼 감독의 경질, 이석환 대표이사에 대한 결단, 코치진 및 팀 조직 전반의 개편 등 과격한 주장들도 담겼다. KIA 전 당시 상대팀의 안타에 박수를 치고, 홈런친 상대 선수를 연호하는 등 보기드문 롯데 팬들의 '민심 이반'은 해탈이 아닌 뜨겁게 다져진 분노였음이 드러난다.

이날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서튼 감독은 '트럭시위에 대해 알고 있나'라는 질문에 "인지하고 있다"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우린 언제나 승리하기 위해 열심히 경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승에 도전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난 롯데 팬들을 사랑한다. 그만큼 우리를 열정적으로 응원해주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분들은 지금 당장의 결과를 바라고 계신다. 올시즌을 돌아보면 업앤다운이 많았다. 좋은 모습으로 시작했지만,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입었다. 지금 롯데는 6위다."

이어 서튼 감독은 "2년간 신인 드래프트를 잘 했고, 좋은 선수들이 크고 있다. 1군에서도 활약하며 팀을 돕고 있고, 2군에도 잘크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예를 들어 나승엽은 올해 퓨처스 올스타 MVP를 받지 않았나"라며 "난 올시즌과 선수 육성, 롯데 구단의 미래를 동시에 생각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는 시즌전 얘기했던 대로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매일매일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는 전날 ⅓이닝 5실점의 최악투를 보인 김진욱을 1군에서 말소했다. 이에 대해 서튼 감독은 "김진욱은 아직 어린 선수다. 지금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왜 불펜에서 던지는 좋은 공을 실전에서는 못 던지나? 정확한 답을 안다면 난 백만장자가 됐을 것이다. 아마도 멘털적인 요소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고교 졸업 후 프로에서 바로 성공하는 선수도 있지만,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올리는 선수도 있지 않나"라고 거듭 강조했다.

"모든 선수들이 거치는 과정이다. 누구도 '이 선수는 두달, 이 선수는 1년' 이렇게 성장에 걸리는 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선수 스스로는 열수 없는 성장의 문을 열어주기 위해 코치로서, 선생으로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지난 시즌처럼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할 예정은 없다. 김진욱은 2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 선발투수로서의 자신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김진욱의 빈 자리는 누가 메우게 될까. 이날 등록된 서준원을 비롯해 대체선발 1순위 나균안,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이민석 등 여러 명의 후보가 있다. 서튼 감독은 "김진욱의 자리를 맡을 선발투수는 내일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