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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홈런 많이 나오는데, 파크팩터로 보니 이런 결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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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G 트윈스는 지난 26일 인천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홈런 4방을 앞세워 9대0으로 완승했다.

올시즌 팀 홈런 1위가 LG라는 사실은 매우 의아하다. 국내 최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인데다, 전통적으로 특출난 거포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현재 LG는 80개의 홈런을 날려 이 부문 2위 SSG(73개)에도 7개나 많다.

그렇다고 LG 타자들이 잠실에서 많은 홈런을 친 것은 아니다. 홈에서는 28홈런에 그친 반면, 원정에선 그 두 배인 52개를 터뜨렸다. LG도 홈런이 나오기 쉬운, 즉 타자친화적인 구장에서 대포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SSG의 홈인 랜더스필드는 대표적인 타자친화적 구장으로 꼽힌다. 투수친화적이냐, 타자친화적이냐를 판단하는 지표가 파크팩터(Park Factor)다. 올시즌 각 구장의 홈런에 대한 파크팩터를 계산해 봤다.

파크팩터는 해당 팀의 홈에서 나온 경기당 홈런수를 원정경기에서 나온 경기당 홈런수로 나눈 값이다. 홈과 원정의 상대적 수치를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메이저리그 통계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되는 지표다.

랜더스필드는 1.468로 전체 9개 구장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SSG는 홈 44경기에서 46홈런을 허용하고 43홈런을 쳤다. 원정 45경기에서는 32홈런을 내주고 30홈런을 날렸다. SSG의 게임당 홈런은 홈에서 2.023개, 원정에서 1.378개다. 즉 파크팩터는 '2.023÷1.378=1.468'가 나온다.

SSG가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인 2017년 팀 한 시즌 최다홈런 234개를 기록하고, 이듬해에도 233개의 팀 홈런을 날린 게 우연이 아니다. 홈구장 어드밴티지를 톡톡히 살렸다. 팀 홈런 역대 1,2위 기록 모두 SSG가 갖고 있다.

랜더스필드는 펜스 거리가 좌우 95m, 가운데 120m로 9개 구장 가운데 가장 짧다. 잠실구장이 좌우 100m, 가운데 125m인 것과 대비를 이룬다. 잠실구장의 파크팩터는 LG 기준으로는 0.589, 두산 기준으로는 0.827이다.

그렇다면 파크팩터가 가장 높은, 즉 홈런이 가장 잘 나오는 구장은 어디일까. 삼성 라이온즈의 홈 라이온스파크다. 삼성의 라이온스파크 43경기에서 89홈런이 터진 반면 삼성의 원정 45게임에서는 49개로 절반 정도에 그쳤다. 파크팩터는 무려 1.901이다. 라이온즈파크의 펜스 거리는 좌우 99.5m, 가운데 122.5m이다. 특히 좌중간, 우중간 펜스가 직선으로 연결돼 있다. 당연히 홈에서의 거리가 다른 구장에 비해 짧을 수밖에 없다.

롯데 자이언츠의 홈인 사직구장도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유명했지만, 올시즌에는 투수친화적 구장으로 급변모했다. 펜스 높이를 4.8m에서 6m로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직구장의 파크팩터는 0.656으로 잠실 다음으로 낮다.

펜스까지의 거리와 펜스 높이는 타자의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승엽은 예전 56홈런을 치던 시절 "잠실에 오면 저걸 어떻게 넘기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었다.

구장별 파크팩터는 광주 챔피언스필드 1.076, 고척스카이돔 0.706, 대전 이글스파크 1.173, 수원 위즈파크 1.034, 창원 NC파크 1.108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