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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의 눈물…발묶인 에이스의 뜨거운 포옹 [청룡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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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2점 차 석패. 4번타자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이를 위로한 건 에이스였다.

충암고는 2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 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결승전에서 유신고에 1대3으로 패배했다.

충암고로서는 아쉬움이 가득했던 패배였다. 준결승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장충고를 만나면서 '에이스' 윤영철이 103개의 공을 던졌다. 대회 규정 상 91개 이상의 공을 던진 선수는 보호 차원에서 4일 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 준결승전 뒤 이틀 만에 결승전이 열린 만큼, 윤영철은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윤영철이 빠진 가운데에도 충암고는 3점으로 유신고를 묶었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총 1점을 뽑아내는데 그쳤고, 결국 대회 2연패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경기를 마친 뒤 4번타자이자 포수, 그리고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던 김동헌은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렸다. 9회초 몸 맞는 공을 얻어낸 뒤 더그아웃에 손짓을 하며 선수들의 응원을 독려했던 그는 2루에서 햄스트링 통증으로 쓰러졌지만, 응급 조치 후 일어나서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김동헌은 "중학교 3학년 때에도 결승전에서 졌다. 3년 만에 주장으로 다시 결승전에 올라왔다. 3학년이 별로 없어서 후배들이 많이 도와줬다. 내가 잘해서 우승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돼서 팀에 많이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김동헌이 눈물을 흘리자 윤영철이 달려가 안으며 위로했다. 직접 경기에 나서지 못한 만큼, 윤영철의 마음은 더욱 쓰릴 수밖에 없을 노릇. 윤영철은 "아쉽긴해도 준결승 때 던져서 결승까지 올 수 있었으니 후회는 없다"라며 "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응원했다. 아쉽게 지긴 했지만, 응원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함께 다니며 배터리를 이룬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줬다. 윤영철은 "(김)동헌이는 방망이도 좋고, 공도 잘 잡아 안정감이 있다. 블로킹이 좋아 변화구를 믿고 던질 수 있는 거 같다. 프레이밍도 좋아 가끔씩 볼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어주기도 한다"고 칭찬했다. 김동헌은 "6년을 봤는데 항상 내 기대보다 잘 던진다. 항상 그래서 믿고 던지고 볼배합도 운영하기가 편하다. 청소년대표팀에 같이 가게 됐는데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쉴틈없이 8월 있는 대통령배를 준비에 들어간다. 청룡기에서 아쉬움을 느낀 만큼, "다음 대회는 우승하겠다"고 이구동성으로 각오를 전했다.목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