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곧 돌아올 선수들이 있는데 참…(웃음)"
후반기 초반 KIA 타이거즈 벤치가 사뭇 뜨겁다.
매일 '히어로'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한승택, 김호령, 이창진, 이우성 등 백업 선수들의 맹활약 때문. 박동원의 부상 이후 포수 마스크를 쓴 한승택은 수비 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최근 페이스가 올라가면서 공백을 무색케 하고 있다. 소크라테스의 부상 뒤 중견수로 나서고 있는 김호령도 강점인 수비에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반기부터 코너 외야수로 출전하고 있는 이창진, 이우성도 고비 때마다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김종국 감독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후반기에 접어드는 KIA의 행보는 오리무중이었다.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 박동원, 외국인 투수 부재 등 다양한 변수를 안고 있었다. 5월 상승세를 바탕으로 한때 선두권까지 위협하던 KIA가 서서히 추락하는 과정에서 공백은 더욱 커졌고, 결국 이런 어려움이 후반기 순위 싸움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백업 선수들의 맹활약과 신인 김도영의 성장, 새로 합류한 토마스 파노니의 활약 등 다양한 호재가 겹치고 있다.
김 감독은 "주전 공백을 안고 후반기를 시작했는데 백업들이 너무 잘해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한승택은 공격 뿐만 아니라 투수 리드도 훌륭했고, 김호령도 수비에서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KIA는 곧 션 놀린, 박동원, 소크라테스가 차례로 복귀하면서 완전체 진입을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곧 돌아올 선수들이 있는데 참 고민된다. 이렇게 잘해준다면 감독 입장에선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행복한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KIA는 2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3대0 대승을 거뒀다. 23일 20안타를 만들었던 타선이 26안타를 치면서 롯데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이창진이 3안타, 김호령, 한승택, 이우성이 나란히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당분간 김 감독의 행복한 고민이 이어질 것 같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