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엄마부대'가 떴다. 파주웨일즈FC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23일 '5vs5 게토레이 H-CUP 풋살 토너먼트 2022' 중등부 천안예선이 열린 HM풋살파크 천안신방점을 찾았다. 부산, 시흥, 서울, 전주예선을 거치면서 학부모들이 참관하는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파주웨일즈FC처럼 대규모로 참석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파주웨일즈 학부모들은 "오늘 빠짐없이 다 왔다. 심지어 코로나19로 이번에 출전하지 못한 학생의 어머니까지 응원하러 왔다"며 "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클럽에서 같이 공을 찼기 때문에 부모끼리도 무척 친하다"며 웃었다. 이들은 경기장 밖에서 자녀들이 뛰는 모습을 단순히 구경하러 온 건 아니었다. 특히 어머니들은 선수들의 태클, 슛, 선방 등 플레이 하나하나에 뜨겁게 반응했다.
골을 넣은 김민찬군을 향해 "잘생겼다 김민찬"이라며 응원했고, 파주웨일즈FC 학생이 상대팀 학생과 충돌했을 때는 두 선수를 모두 걱정하는 모성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FC남동구와의 결승전에선 파주웨일즈FC가 10대1 대승을 거뒀는데, 어머니들은 고개를 떨군 남동구 학생들을 향해 "괜찮아. 잘한다"며 연신 위로하는 진풍경을 자아내기도 했다. 강갑식 파주웨일즈FC 감독은 "이 팀의 특징은 어머니들이 특히 열정적이라는 점이다. 풋살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이 안 나와도 어머니들은 나올 정도"라며 웃었다.
파주웨일즈FC는 경기도 파주 소재 풋살클럽이다.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리는 오전 10시에 맞추기 위해 새벽같이 움직였다고 했다. 뿐만아니라, 이왕 '장거리 이동' 한 김에 대회 장소 인근 펜션까지 잡았단다. 단합대회까지 겸했을 정도로 끈끈하다.
이런 '조직력'은 경기장 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파주웨일즈FC는 코로나19로 인해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지만, 전문적으로 익힌 풋살 기술과 수년간 호흡을 맞춘 응집력은 어딜가지 않았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우승후보' 갈릴리 카리스와 1대1로 비긴 파주웨일즈FC는 이후 막강화력을 바탕으로 결승전까지 직행했다. 16강부터 YWIS(5대0) 갈릴리카리스(2대2, 승부차기 승) 천안동성중B(2대1)를 차례로 꺾었고 결승에선 FC동남구를 10대1로 대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17골을 넣은 김민찬군은 현재 독일에 거주하는 유학생 신분으로, 독일로 돌아가기 전 대회에 참석했다.
100만원의 우승 장학금을 받은 강 감독은 "이렇게 우승할 줄 몰랐는데, 운이 좋았다. 어렵게 역전한 경기도 있었고, 승부차기로 이긴 경기도 있었다"며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좋은 추억을 만들어 좋다. 멋진 대회를 열어준 주최측에 감사드린다"면서 "민찬이는 전국 챔피언십에 어떻게든 참가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비행기 티켓값 생각도 해야 하고, 그건 그때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며 웃었다.
김민찬군이 그토록 참가 열망을 드러내는 전국 챔피언십은 이날 천안예선을 끝으로 참가팀이 모두 결정났다. 천안예선 우승팀 파주웨일즈FC, 준우승팀 FC동남구(장학금 50만원), 3위팀 천안동성중B(장학금 30만원)와 4위를 한 천안쌍용중까지 상위 4개팀이 전국 챔피언십 '막차'에 탑승했다.
FCK 동아중 하이탑패밀리 정무야기다려(이상 부산예선), 평택서부fc 배곧중 이현제FC 아잉FC 신성한독수리8형제 대흥중 은계FC 풋볼아이FS(이상 시흥예선), CW축구풋살클럽 성남중 FC Yeouido 성남중FC(이상 서울예선), 최강동중 신일FC 전주서곡중B 전주덕일중2(이상 전주예선)는 앞서 전국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었다.
천안예선 MVP는 중등부 예선 최다인 19골을 넣으며 천안동성중B의 장다온군이었다. 이번 대회는 전문 엘리트 선수가 아닌 흔히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축구를 좋아하지만 경기장이 마땅치 않고, 또 풋살을 하고 싶지만 팀을 꾸리기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만들었다. 스포츠조선과 HNS가 주최하며, 파트너사로 게토레이, 롯데칠성, 국민체육진흥공단, 디오션리조트, 가히(코리아테크), 신성델타테크, 낫소, 포천인삼영농조합이 함께했다.
이번 천안예선에는 천안쌍용중 천안동성중A 퇴물FC 월봉FC 삼우FC(이상 A조), 용인동네FC YWIS 골때리는남자들 FC동남구 풋볼아이FS(이상 B조), 천안동성중B 천안오성FS 지존새샘 FSYT(이상 C조), 입장FC 좋은FC 갈릴리카리스 파주웨일즈FC FC쌍용(이상 D조)까지 19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참가 예정이었던 쁘티걸은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 아쉽게 불참했다.
조별리그 대결을 벌인 후 16강부터 8강 4강 결승까지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결정했다.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는 10분, 4강과 결승전은 전후반 10분씩 진행했다. 토너먼트를 16강부터 진행한 이유는 최소 4경기씩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조별리그에서 이목을 끈 맞대결은 갈릴리카리스와 좋은FC의 경기였다. 두 팀은 천안에 있는 갈릴리교회와 좋은교회 자체 풋살팀으로, 평소 교류전을 자주 해왔다고 했다. 이날도 승부를 넘어 서로의 경기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6강에선 천안동성중B와 천안동성중A가 격돌해 '에이스'로 구성된 B팀이 웃었다. A팀 학생들은 "선생님이 B팀 우승시키려고 우리를 미끼로 사용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하지만 B팀이 준결승까지 오르는 등 선전하자 한목소리로 응원했다.
대회 막바지 최대 관심사는 MVP 경쟁이었다. 장다온과 김민찬은 3~4위전과 결승에서만 각각 7골과 6골을 몰아치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대회에 재미를 더했다. 이번 천안예선의 '코너 속의 코너' 볼리프팅 대회에서도 신기록이 나왔다. 풋볼아이FS 소속 김정민은 쉬지 않고 무려 1214개의 볼리프팅을 성공시켜 탄성을 자아냈다. 천안=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