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28)는 재수 끝에 거둔 첫승에서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다.
공격적인 투구로 돌파구를 찾았다. 22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파노니는 5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이대호에 투런포를 맞은 6회말 전까지 5이닝 동안 3안타 2볼넷으로 호투했다. 좌우 가리지 않고 초구 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드는데 집중했고, 주무기인 커터와 슬라이더도 적절히 활용하며 상대 타자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타순이 한 바퀴를 돈 이후부터는 전체적인 공의 힘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말에는 안타-홈런으로 2실점하는 등 체력적 한계를 드러냈다.
파노니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14일 잠실 LG전에서 4⅓이닝 6안타(1홈런) 6실점했다. 좌타 상대 강점을 보인다고 알려졌지만, LG 타선 방망이를 좀처럼 피해가지 못했다. 두 번째 등판이었던 롯데전에선 LG전보다 감각을 찾은 모습이었지만, 2~3번째 타석에서 상대 타자에게 공략 당하는 모습은 마찬가지였다. 앞선 두 경기를 돌아보면 파노니는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구위 면에서 압도적인 투수라고 보긴 어려웠다. 다만 리그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단 두 경기 만으로 파노니의 모든 것을 판단하기엔 이른 시기이기도 하다.
KIA 김종국 감독도 파노니가 빌드업 중임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롯데전 이튿날 "투구 수가 늘어나면 공이 몰리는 경향이 보였던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체력을 더 끌어 올려야 한다. 이닝-투구 수를 늘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다음 등판에선 6이닝(100구)까지 맡겨볼 생각"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투구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팀 입장에선 스탭업을 마냥 기다려줄 수도 없는 상황. 5강행 굳히기를 위해 1승이 아쉬운 상황에서 파노니가 진면목을 하루 빨리 보여주길 바랄 수밖에 없는 처지다.
파노니는 "KBO리그 타자들이 미국보다 삼진을 잡기 쉽지 않다. 워낙 까다롭다 보니, 야수들의 수비 도움도 그래서 더 큰 것 같다"며 "등판할 때마다 팀 승리에 기여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 부담감을 즐기는 편이다. 부담감이 있어야 승부욕도 커진다. 앞으로도 제 몫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