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한민(53) 감독이 "이순신 장군의 마력에 빠져 3부작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전쟁 액션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 빅스톤픽쳐스 제작)으로 8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한민 감독. 그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한산'의 연출 과정을 전했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에 이어 '한산'을 만들기까지 부담감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워낙 처음부터 3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었다. '명량' 끝나고 난 뒤 '한산'과 '노량'을 잘 만들고 싶었다. '명량'은 우격다짐으로 만든 느낌이라면 '한산'과 '노량'은 차분하게 준비해 만들었다. '명량' 때 하지 못했던 콘티의 애니메이션화 작업을 시도했다. '명량' 때보다 만족도는 높다"고 밝혔다.
이어 "이순신을 달리 표현해야 한다는 게 아닌 이순신을 좀 더 깊이 있게 조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평소에도 '난중일기'를 끼고 산다고 표현할 정도다. 울적할 때 봐도 위안이 되고 잠이 안 올 때 봐도 좋다. 워낙 어려운 시기에 썼던 일기라 이상하게 위안이 된다. 이순신 장군의 매력을 이상의 마력에 빠졌다. 물론 화가 날 때는 비판의 글을 남기기도 했지만 어쨌든 이순신 장군을 보면 참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팔색조의 느낌이 아니라 인품적으로 바른 것 같다. 안목과 균형을 잘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해전마다 융통성을 보였다. 이 시대가 어떻게 이순신을 키웠는지, 어떻게 작동했는지까지 관심을 가게 됐다. 무인이 조선 성리학 사회에서 가장 이상적인 군자상을 표현했다. 그래서 이런 인물을 영화로 통해 깊이 있게 구현하고 싶었다"고 의도를 전했다.
그는 "'한산'은 '명량'에서 보충 보다는 차별화를 두려고 했다. '왜 또 찍어?'라는 의의제기가 나오지 않길 바랐다. 3부작을 통해 이순신을 오롯하게 더 잘 표현하고 싶었다. 이순신의 다른 측면을 배우가 다르지만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지점에서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명량' 이후 '한산'과 '노량' 시나리오가 나왔지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다듬고 정교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7년이 흐르더라. '명량'의 말처럼 코로나19를 이겨내면서 촬영한 '한산'은 천운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산: 용의 출현'은 2014년 7월 30일 개봉해 1761만명이라는 국내 역대 박스오피스 대기록을 수립한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기획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중 두 번째 작품이다.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렸다.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등이 출연했고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