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안돼도 흥미로울 김현수의 추격전, 박병호 '31타석 침묵' 벗어나나

by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전반기를 27홈런으로 마친 KT 위즈 박병호는 무난하게 홈런왕에 등극할 수 있을까.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올스타 홈런더비에서 박병호는 4개를 쳐 공동 2위를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5홈런으로 우승을 차지했는데, 준우승을 가리는 서든데스에서는 LG 트윈스 김현수가 박병호 등을 물리쳤다.

이날 박병호는 아웃카운트 5개까지 한 개도 못 치다가 아웃카운트 6~8개 사이에 4개를 몰아쳤다. 전반기 막판 박병호의 타격감과 비슷했다.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는 소리다.

박병호는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27호 홈런을 날린 뒤 7경기에서 대포가 멈춰 섰다. 정확히는 2일 두산전 2회말 중월 솔로포를 터뜨린 이후 전반기 최종전인 삼성 라이온즈와의 수원경기까지 31타석에서 홈런을 치지 못했다. 이 기간 타율은 0.263(19타수 5안타)로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4경기에서 무안타일 정도로 기복이 컸다.

KT는 전반기에 84경기를 소화했다. 후반기 60경기를 치른다. 박병호는 산술적으로 19개의 홈런을 추가할 수 있다. 즉 46홈런으로 시즌을 마감하는 것이다. 6월 25~30일까지 5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릴 때만 해도 50홈런에 도달할 수 있는 페이스였다.

결국 후반기 초반 얼마나 빨리 장타 감각을 회복하느냐, 몰아치기를 얼마나 더 벌일 수 있느냐에 따라 50홈런 성패가 갈린다고 볼 수 있다. 만일 박병호가 50홈런 고지를 정복한다면 생애 6번째 홈런왕은 물론 3번째 MVP도 노려볼 만하다.

그런데 2위 LG 김현수의 전반기 막판 컨디션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는 7월 5일 대구 삼성전부터 14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까지 8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국내 최대 잠실벌에서만 3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 기간 타율은 0.333(30타수 10안타)이었는데, 안타의 절반이 홈런이었다는 얘기다.

전반기에 19홈런을 날린 김현수는 산술적으로 33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두산 시절인 2015년에 때린 커리어 하이 28홈런을 넘어선다. 타율은 0.290으로 3할에 미치지 못하지만, 장타력은 생애 최고의 수준이다. 작년 김현수는 타율 0.285로 3할 타율에 실패하면서 홈런도 17개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타율은 비슷한 수준이면서 홈런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타격 콘셉트가 이제는 장타 위주로 바뀌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김현수는 타점 부문서도 71개로 SSG 랜더스 한유섬에 이어 2위다. 그가 홈런과 타점 선두 경쟁을 벌이는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이다. 기왕 콘셉트를 바꿨다면 홈런왕이든 타점왕이든 나쁘지 않은 목표다.

박병호는 5월 26일부터 6월 9일까지 11경기 연속 홈런을 치지 못하다가 6월 10일부터 7월 2일까지 19게임에서 11홈런을 터뜨리며 만만치 않은 회복력을 보인 바 있다. 현실적으로 김현수가 홈런 순위에서 박병호를 따라잡기는 어렵다. 하지만 추격전 자체만으로 흥미로울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