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들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대체육' 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관련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체육은 전통적인 동물 유래 단백질을 대신할 수 있는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을 의미한다.
기존 대체육 시장은 주로 B2B(기업간 거래) 중심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식품업체들이 고유 브랜드와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면서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8일 대체육을 포함한 식물성 식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오는 2025년 관련 분야에서 2000억원의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선보인 데 이어 앞으로 제품군을 점차 확대해 나가면서 해외 시장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시장 규모가 아직 미미한 만큼 미국과 유럽, 일본 시장에 집중하고 이후 중국,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현재 개발한 대체육 소재를 비롯해 버섯 등 균사체를 이용한 발효단백과 배양육에 대한 연구 개발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대체육을 판매하는 임시매장 '더 베러'를 오픈했다. 더 베러에서는 신세계푸드의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상품과 대체육을 사용해 만든 샌드위치, 샐러드 등의 메뉴를 선보인다.
7월 29일까지 대체육 관계자 초청 행사를 열고, 30일부터는 일반 고객 대상으로 운영한다.
신세계푸드는 일찌감치 대체육 시장에 진출했다. 2016년부터 대체육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했다.
베러미트의 첫 제품인 슬라이스 햄 '콜드컷'의 경우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과 식물성 유지 성분을 이용해 만들었다. 또 해조류에서 추출한 다당류를 활용해 햄 고유의 탄력성은 살렸고, 비트와 파프리카 등에서 추출한 소재로 고기 특유의 붉은 색을 구현했다고 신세계푸드 측은 설명했다.
농심도 대체육 브랜드를 론칭하고 레스토랑을 여는 등 대체육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농심은 대체육을 개발했고, 이를 활용한 메뉴를 자사의 비건 레스토랑인 '포리스트 키친'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 5월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에 문을 연 포리스트 키친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데, 6월 한달 간 1000명이 이 곳을 방문했고 주말 예약률은 100%에 달한다고 농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대체육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대체육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종교적·윤리적 이유뿐 아니라 건강과 환경 문제, 동물 복지 등을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대체육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표기 등 관련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축산물 가공업계에서는 대체육이 고기가 아니므로 육(肉), 미트(meat) 등의 표기를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반발해 대체육 진출 기업 등과 갈등을 겪고 있다.
대체육 진출 기업은 이미 시장에서 미트, 대체육 등의 제품명과 상표권을 설정해 판매중이라 이를 금지하면 관련 무형자산이 모두 소멸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대체육의 정확한 표기 방법을 제정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협의를 요청한 상태다.
식약처도 지침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옴부즈만의 요청과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