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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7275억 책임, 현장으로 떠넘긴 토론토...몬토요는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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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찰리 몬토요 감독(57)을 전격 경질했다.

토론토는 14일(이하 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몬토요 감독이 블루제이스 사령탑의 자리에서 물러나며 존 슈나이더 벤치코치가 감독대행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전날까지 46승42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 와일드카드 3위에 랭크된 토론토는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권이다. 그런데 필라델피아전에 이어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 4연전을 남긴 전반지 막판 시점서 나온 조치라 파장이 작지 않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고 있는데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씌우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3년 동안 FA와 트레이드 시장에서 5억5325만달러(약 7275억원)를 쏟아부은 경영진이 포스트시즌 탈락 위기에서 분위기 쇄신을 목적으로 몬토요 감독을 '희생양' 삼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더구나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내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며 몬토요 감독에게 보낸 신뢰를 성급하게 거둬들인 측면도 있다. 토론토는 이달 초까지 동부지구 2위를 지키며 선전하고 있던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토론토 로스 앳킨스 단장은 이날 몬토요 감독 경질 소식을 전하면서 "지금 사태에 가장 책임이 큰 사람은 나다. 찰리 몬토요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프로의 세계에서는 환경이 중요하고, 에너지와 긍정의 수준도 중요하다. 실행력도 중요하고 적재적소 배치도 중요하다.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다. 결국 그건 나에게 귀결되므로 내 책임이 가장 크다"고 했다.

경영진의 책임도 인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MLB.com 토론토 담당 키건 매티슨 기자는 '앳키스 단장은 몬토요 감독 경질의 구체적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책임의 일부를 통감하고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고 했다. 또 몬토요가 클럽하우스 장악력을 잃지 않았고, 클럽하우스는 분열되지도 않았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프로 스포츠에서 성적에 대한 책임은 1차적으로 감독이 지게 돼 있다. 그건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그게 감독의 숙명이다. 앳킨스 단장은 몬토요 감독을 해고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직접 밝히지 않으면서 자신의 책임을 거론하며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구단주가 아닌 이상 사장, 단장, 감독은 언제나 '파리 목숨'인 것이다.

사실 몬토요 감독으도 전날까지 최근 10경기서 1승9패로 급전직하한데 대해 할 말은 없다. 공교롭게도 토론토는 슈나이더 대행으로 처음 치른 이날 필라델피아전서 8대2로 승리했다.

지난달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간 류현진에게도 몬토요 감독 경질은 충격적인 소식이다. 토론토는 슈나이더 감독대행으로 이번 시즌을 마치고, 새 사령탑을 정식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내년 여름 복귀하면 새 감독과 함께 4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보내게 된다.

2006년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류현진은 그동안 총 6명의 감독(대행 포함)을 모셨다. 그 가운데 3명이 계약기간 도중 경질됐다. 한화 이글스 시절 한대화 감독, LA 다저스 시절 돈 매팅리 감독, 그리고 이번에 몬토요 감독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