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한국 국적이 아닌 현직 메이저리거가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내년 3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한국은 대대적인 세대 교체를 통해 대표팀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WBC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6년 만에 열리는 것으로 KBO리그에 그동안 투타에 걸쳐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WBC는 출생지 또는 부모, 조부모의 혈통에 따라 선수가 해당 국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과 '인연'이 있는 메이저리그들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계' 선수는 대략 5~6명 선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우완선발 데인 더닝(28), LA 다저스 우완선발 미치 화이트(28),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내야수 토미 에드먼(27), 보스턴 레드삭스 외야수 롭 레프스나이더(31), 콜로라도 로키스 외야수 코너 조(30) 등이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더닝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선발등판해 2⅓이닝 동안 6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올해 18경기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4.42를 마크 중이다. 7번 퀄리티스타트를 펼쳤지만, 제구가 불안하고 기복이 있는 편이다. 주무기인 투심 평균 구속은 89.1마일이다.
화이트는 불박이 선발은 아니다. 지난 1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5이닝 동안 홈런 2방을 포함해 10안타 6실점했다. 1승2패, 평균자책점 4.20의 성적이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를 던지는데, 직구 평균 구속은 93.7마일이다.
둘다 2020년 빅리그에 데뷔해 아직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하지는 못했다. 다만 더닝은 지난해 27경기에서 117⅔이닝을 투구해 5승10패, 평균자책점 4.51을 올린 경력이 있다.
야수 중엔 스위치타자인 에드먼이 돋보인다. 올시즌 88경기에서 타율 0.256(344타수 88안타), 7홈런, 33타점, 58득점, 19도루를 마크 중이다. 2019년 데뷔했고, 지난해 159경기에서 타율 0.308을 때리며 주목받았다. 정상급 리드오프- 내야수로 각광받는다. bWAR이 4.2로 내셔널리그 야수 중 3위다. 지난해 2루수 골드글러브를 받았을 정도로 수비가 뛰어나다.
서울 태생인 레프스나이더는 올시즌 24경기에서 타율 0.333(69타수 23안타), 3홈런, 11홈런, OPS 0.944를 마크 중이다. 외야 백업요원이다. 2019년 데뷔한 조는 올시즌 80경기에서 타율 0.265(309타수 82안타), 5홈런, 21타점, 44득점을 기록 중이다. 콜로라도의 톱타자로 출루율(0.368)이 준수한 편이다.
KBO는 이들을 중심으로 가능한 범위의 선수들을 파악해 접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메이저리거라고 해서 우선 선발 원칙은 없다. 이들 중 한국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한 선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회에 임박해서 실제 한국을 대표할 기량과 의지가 있는 지가 중요하다. 국내 선수들과 어울릴 수 있는 지도 살펴야 한다.
소속 팀에서 존재감이 약하다면 스프링캠프에 집중해야지 WBC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이다. 또한 1라운드가 일본서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수 본인의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들이 지금은 한국 대표팀 합류에 긍정적이라 하더라도 현실은 다르다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