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이 주관하고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회장 김재학)가 주최한 '소아 희귀질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지난 13일 오후 2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현장에는 소아 희귀질환 의료진, 신경섬유종증 및 유전성혈관부종 등 희귀·난치성질환 환아 보호자, 보건복지부·심사평가원·질병관리청 정부 관계자 등이 발제와 토론으로 참여해 의견을 전했다.
이날 이종성 의원은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기 어려운 소아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의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들여다 봐야 한다"며 "새 정부가 들어선 시점에 대안 마련에 머리를 맞대본 의미 있는 자리였고, 앞으로도 더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제도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재학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은 "희귀질환 중 치료제가 존재하는 질환은 5%밖에 되지 않는다"며 "소아 희귀질환 치료 환경에 대한 논의의 장이 마련됨이 감사하고,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은백린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소아 희귀질환의 진단 및 국내 치료 환경', '국내 희귀질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등을 주제로 발제가 진행됐다.
첫 발제를 맡은 이범희 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소아내분비대사과 교수는 "해외에서는 이미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거나, 신경섬유종 치료제 셀루메티닙처럼 국내 연구를 통해서도 치료 효과가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도입이 늦거나 급여가 되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희귀질환 치료제는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빠르게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한 이형기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이미 희귀의약품 보장성과 관련한 다양한 제도가 있으나, 현실 적용 기준이 달라 환자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다"며 "지난 7년간 허가된 소아 희귀질환 치료제의 70% 이상이 비급여이다. 환자들에게 희망고문이 되지 않도록 보다 현실적인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토론에 참여한 유전성혈관부종 환우회 회장은 본인과 자녀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희귀질환 환자들이 경험하는 진단 자체의 어려움과 예방 옵션이 있음에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치료 환경을 설명했다. 이어 신경섬유종 환아 보호자는 매년 2번 이상의 수술을 경험하다가 임상을 통해 셀루메티닙 치료를 시작한 이후 달라진 자녀의 치료 여정에 대해 소개하며, '어른이 되는 게 꿈'이라는 아이의 바람을 이루어주고 싶은 부모의 절실한 마음을 전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오창현 과장은 고가 신약의 보험 등재에 대해 "희귀질환 치료제나 희귀의약품은 보험 급여 등재나 사후 관리 등에서 혜택을 드리고 있다"고 설명하며 "소아희귀질환의 경우 평가 부분에서 예외를 두는 등 합리적인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질병관리청 희귀질환관리과 이지원 과장은 "국가주도로 희귀질환 진단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고, 환자 부담이 더 큰 질환을 희귀질환으로 지정하고 산정특례 적용이 가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제언들이 구체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유미영 실장은 "희귀질환 치료제들에 대해서는 타 약제에 비해 먼저 급여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초고가 약제 보장성 강화를 위한 별도의 재원 마련이나 사회적 협의체 구성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