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7월 6일 KT 위즈전까지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5.82. 6월 2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7이닝 1실점 호투를 하고도 타선이 침묵해 패전투수가 됐다. 7월 6일 경기 땐 4이닝 6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 시즌 최악의 투구였다. 짧은 기간에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이 시기에 팀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KIA 타이거즈 좌완투수 양현종(34). 선동열과 이종범에 이어 영구결번을 바라보는, 소속팀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른 선수다. 에이스라는 자부심이 강한 그는 매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어떤 식으로든 팀에 도움이 되려고 헌신하는 선수다.
하지만 연패가 길어질 때, 연패를 끊어줘야할 에이스가 버텨주지 못했다. 책임감이 남다른 양현종은 많은 자책을 했을 것이다.
연승을 이어주는 것 또한 에이스 역할이다. '에이스 양현종'이 필요한 시점에서, 양현종은 양현종다운 호투로 팀에 힘이 됐다. 12일 7연승 중이던 LG 트윈스를 상대로 6이닝 3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7대1 승리를 이끌었다.
8연패로 몰렸던 KIA는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 3연전을 스윕한데 이어, '난적' LG까지 잡고 4연승을 거뒀다. 한화를 상대로 3경기 연속 역전승을 거둔 기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확실한 반등의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에서,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 김종국 감독이 경기 전 인터뷰에서 "포스트시즌처럼 총력전을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주축투수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전반기 18경기에 등판해 8승4패, 평균자책점 2.97. 마지막 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끌어내렸다. 12경기를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마쳤고, 6이닝 이상을 책임진 경기가 14게임이다. 전반기 내내 양현종은 부상없이 씩씩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눈에 띄는 기록이 있다. 1~3위 SSG 랜더스,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에 강했다. SSG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 LG전에서 14⅔이닝 4실점(비자책), 히어로즈를 맞아 13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SSG와 LG전 평균자책점이 '0'이고, 히어로즈전에서 2.08을 기록했다. 상대 9개팀 중 이들 상위 세팀과 경기에서 가장 좋았다. 후반기 양현종의 활약이 더 기대가 되는 이유다.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더 큰 목표를 바라보는 팀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