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토트넘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보여준 강도 높은 훈련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 훈련의 당사자인 손흥민 등 토트넘 선수들은 거의 대부분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그걸 지켜본 토트넘 팬들과 기자들도 놀랐을 정도였다.
이 훈련의 설계자는 누구였을까. 바로 체력코치인 지안 피에로 벤트로네(62)였다. 체력훈련 프로그램을 벤트로네 코치가 짰고, 그걸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승인해 훈련이 이뤄졌다.
벤트로네 코치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2021년 11월에 토트넘과 계약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강도높은 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에 따르면 그의 별명은 '더 마린'으로 통한다.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에서 컨디셔닝 코치로 일하기도 했다. 당시 프랑스 국가대표 스타 지단 등을 훈련시켰다. 지단은 축구 매체 포포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프랑스 국가대표 동료 데샹(현 프랑스 A대표팀 감독)과 나눈 얘기를 들려주었다. 지단은 "데샹이 나에게 유벤투스 팀 훈련에 대해 얘기를 해주었다. 당시엔 너무 힘들다는 얘기를 믿지 않았다. 그런데 (훈련한 후에는) 종종 훈련이 끝날 무렵 너무 힘들어서 거의 토할 지경에 도달했었다"고 말했다. 풋볼런던에 따르면 이탈리아 공격수 지안루카 비알리는 훈련 도중 너무 힘들어서 벤트로네 코치에게 화를 낸 적도 있다고 한다.
콘테 감독과 선수들은 10일 입국했고,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악' 소리가 나게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기온 섭씨 30도가 넘는 한여름 무더위 속 골대와 골대 105m 길이의 '셔틀런'을 했다. 6월 A매치 이후 이제 막 팀 훈련에 합류한 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셔틀런'이 끝이 없이 계속되자 탈진할 정도였다. 둘은 30바퀴에서 결국 멈췄다.
손흥민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정확하게 몇 ㎞ 뛰었는지 판단할 수는 없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서 원하는 우리가 뛰어야 할 ㎞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시즌이다. 많은 훈련량이 강조된다. 농사 짓는 것처럼 유일하게 훈련을 많이 할 수 있는 시기다. 선수들도 끝나고 나서 다른 말 할 것 없이 힘들었다는 말만 했다. 훈련을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높은 강도의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