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창단 이후 최초로 SSG 랜더스가 홈 관중수 1위를 기록할까. 서울 구장의 이점을 뛰어넘는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SSG는 올 시즌 홈 구장 관중수 1위를 기록 중이다. 11일 기준으로 SSG의 홈 인천 SSG 랜더스필드 관중 숫자는 53만8392명. 개막 이후 홈에서 41경기를 소화했고, 경기당 평균 관중수는 1만3132명이다.
10개 구단 중 1위다. 홈 관중수 2위팀은 서울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LG 트윈스다. LG는 42경기에서 52만1648명의 관중을 기록하며 SSG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경기당 평균 관중수는 1만2420명이다.
올 시즌 인천 구장에서는 매진이 2차례 있었다. '어린이날'이었던 5월 5일 한화 이글스-SSG전이 2만3000석이 매진됐었고, 7월 1일 토요일에 펼쳐진 KIA 타이거즈-SSG전도 만원 관중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잠실에서는 올 시즌 매진이 딱 한 차례 뿐. 지난 3일 거행된 롯데 자이언츠-LG전이었고, 그 경기는 LG 레전드 박용택의 은퇴식 행사가 진행됐다.
이대로라면 SSG가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포함해, 창단 후 처음으로 홈 관중수 1위를 기록하는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는 LG와 두산 베어스를 제외한, 그 외 지역을 연고로 하는 구단이 관중수 1위를 기록한 것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인천 지역은 최초다. 2010년대에는 롯데가 돌풍을 일으켰던 2011년과 2012년 홈 관중수 1위를 기록했고, 그 후로는 줄곧 '잠실팀들'이 1위를 차지해왔다.
코로나19로 2020년과 2021년은 무관중 경기가 많아 사실상 '잃어버린 2년'이 됐지만, 코로나19 발생 직전 시즌인 2019시즌에는 LG가 유일하게 100만 관중을 돌파(100만400명)하며 홈 관중 1위를 기록했다. 당시 SSG는 98만2962명, 경기당 평균관중 1만3652명으로 두산(98만3474명)에 이어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사실 잠실 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팀들은 분명한 지리적 이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서울 인구수가 압도적으로 많기도 하고, 잠실 구장은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송파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입지 여건이 좋아 타 구장에 비해 원정 관중들도 많이 방문한다. 그동안 잠실이 꾸준히 좋은 흥행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하지만 올해는 SSG가 관중 숫자에서 LG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다. SSG가 개막전부터 1위를 달린 것이 가장 결정적인 흥행 요인이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충성심은 응원팀 성적에 희비가 갈린다. 열정적인 팬을 보유하기로 유명한 롯데와 KIA, 삼성 같은 지방 팀들도 팀 성적이 좋은 시즌에는 압도적으로 관중수가 늘어나고,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큰 폭으로 떨어진다. 또 SSG는 지난해 신세계 구단 인수 후 다양한 홈 이벤트를 실시했고, 반응이 좋다. 특히 올 시즌에는 '에이스' 김광현의 국내 복귀와 더불어 특정한 날 관중들에게 김광현이 준비한 선물을 나눠주는 등 이벤트 요소가 많다.
SSG가 성적도 1등, 홈 흥행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 아직 홈 경기가 30경기 남짓 남아있지만, 긍정적인 전망이 충분히 가능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