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 시즌 장민재(32·한화 이글스)의 이름 뒤엔 '연패 스토퍼'라는 별칭이 뒤따른다.
긴 연패를 끊는 역투가 이어졌다. 지난 5월 15일 대전 롯데전에서 5이닝 3실점하면서 팀의 9연패를 끊었던 장민재는 6월 24일 대전 삼성전에선 5⅓이닝 무실점 호투하면서 10연패 사슬도 끊은 바 있다. 평균 130㎞ 후반의 느린 직구지만, 주무기인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가면서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막아왔다. 지난달 중순 하주석이 징계로 1군 말소된 이후엔 임시 주장으로 선수단을 아우르기도 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장민재가 나설 때마다 연패를 끊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나도 이유를 꼬집어 말하기 힘들다"고 웃은 뒤 "장민재는 팀이 힘든 상황에서 뭐라도 하기 위해 앞장서는 선수다. 제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엄지를 세웠다.
7일 대전 NC전에서도 장민재는 5이닝을 채웠다. 1회초 안타와 볼넷 각각 두 개씩을 내주면서 선제 실점했으나,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3회초 2사 2, 3루 위기에서 노진혁을 삼진처리하는 등 위기 관리 능력도 선보였다. 80개의 투구 수를 넘긴 뒤 체력 부담이 확연히 드러난 5회초, 장민재는 2사후 박민우에게 우월 솔로포를 맞으면서 2실점째를 기록했으나, 양의지의 강습성 타구를 주저 앉으며 잡아내면서 끝내 5이닝을 채웠다. 장민재는 한화가 1-2로 추격하던 6회초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이런 장민재의 노력은 불펜이 무너지면서 물거품이 되는 듯 했다. 장민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민우가 닉 마티니, 노진혁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다. 이명기의 3루 방향 번트 때는 3루수 김태연이 공을 놓치면서 주자 올세이프가 됐고, 박준영의 적시타로 1-3이 된 무사 만루에선 김응민의 1루 강습 타구를 김인환이 놓치면서 또 실점했다. 수베로 감독은 주현상을 급히 마운드에 올려 불을 끄려 했으나, 이미 달궈진 NC 방망이를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6회에만 8실점하면서 격차는 1-10으로 벌어졌다.
무위로 돌아가는 듯 했던 장민재의 투혼에 빛을 비춰준 것은 타자들이었다. 6회말 3득점한 한화 타선은 7회말 5득점으로 격차를 좁혔다. 8회초 다시 실점했으나, 8회말 김인환의 동점 투런포에 이어 박상언의 역전 결승타까지 터지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강재민이 1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결국 한화는 6연패에서 탈출했다. 장민재가 등판하는 날 한화의 연패가 깨지는 공식은 당분간 더 이어지게 됐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