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팀이 부진을 거듭하고 연패에 빠졌을 때, 두산 베어스 사람들은 허경민을 떠올렸을 것이다. 허경민은 지난 6월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홈으로 쇄도하다가 상대 포수 이지영과 충돌해 무릎을 다쳤다. 이 부상으로 3주간 1군을 비웠다. 이 사이 팀은 8회까지 떨어졌다.
5일 히어로즈전에 복귀한 허경민은 첫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팀은 올 시즌 최다인 5연패를 당했다. 퓨처스리그 2경기를 치르고 1군에 올라왔지만, 시간이 필요한 듯 했다.
그러나 팀이 꼭 필요할 때 허경민이 있었다.
허경민이 복귀 2경기 만에 '한방'으로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6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 1번-3루수로 출전해 7회말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볼카운트 1B에서 상대투수 김태훈이 던진 시속 145km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왼쪽 펜스 너머로 보냈다.
0-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나온 역전 만루 홈런포다. 2018년 6월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413일 만에 개인 통산 3번째 그랜드슬램을 날렸다.
초반 세 차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두산은 허경민의 '한방'으로 단번에 흐름을 돌려놓았다.
앞선 타석에서도 좋았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유격수 쪽 내야안타을 뽑았고, 6회말에는 중전안타를 때렸다. 만루 홈런을 포함해 3안타 4타점.
8회말 추가점을 낸 두산은 5대2 역전승을 거뒀다. 9연승 중이던 히어로즈는 10연승을 눈앞에 두고 브레이크가 걸렸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