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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뷰]첫 선발 박주영, '99'에서 또 멈췄다…엄원상 또 극장골 2-1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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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울산 현대에 둥지를 튼 박주영의 K리그 첫 선발 소식에 적장인 최용수 강원FC 감독은 "참~"이라는 탄성과 함께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리고는 "사연이 많은 관계다. 해피 바이러스고, 선수 생활의 마지막에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다. 하지만 오늘은 적으로 만났으니 봉쇄해야 한다"며 특유의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홍명보 감독은 후배인 최 감독을 향해 "용수가 지금 박주영을 보고 쫄겠어"라고 웃은 뒤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어도 주영이의 컨디션이 좋다. 특별히 주문한 것은 없지만 자신이 꼭 '골을 넣고 싶다'고 하더라"고 기대했다.

박주영과 두 사령탑은 인연이 많다. 박주영은 최 감독과는 FC서울, 홍 감독과는 각급 대표팀에서 함께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주영은 은퇴 기로에 섰다. 서울은 박주영에게 유소년 지도자를 제안했지만, 박주영은 현역 연장을 선언했다. 그 손을 홍 감독이 잡았다.

최 감독은 당시 "홍명보 감독님한테 고맙게 생각한다. 용기 있는 결단을 하신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최용수 감독이 나보다 박주영과 오랜 시간 함께 했고, 신뢰가 쌓였을 것이다. 박주영이 지난 시즌 막바지 거취를 두고 고민할 때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이고, 새로운 도전을 보고 기쁜 마음이 들어 그런 말을 한 것 같다"고 화답했다.

박주영이 5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0라운드 강원과의 홈 경기에서 선발 출격했다. 박주영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선 3경기, FA컵에서 1경기 선발 출전한 적은 있지만 K리그에선 이번이 첫 선발이었다. 올 시즌 K리그 4경기 출전은 모두 교체였다.

특별한 '박주영 더비'였다. 공교롭게도 박주영이 마지막으로 K리그에서 골맛을 본 상대도 강원이었다. 무려 620일 전인 2020년 10월 24일 골을 터트렸다. 그의 공격포인트 시계도 99개(76골-23도움)에서 멈춰있었다.

그러나 박주영의 시간은 68분에서 다시 정지됐다. 고대하던 골도 끝내 터지지 않았다. 100번째 공격포인트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그는 강원의 밀집수비에 고립됐고,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결국 답답하던 흐름은 박주영과 교체투입된 레오나르도가 매듭을 풀었다. 후반 31분이었다. 아마노의 코너킥을 임종은이 왼발로 건드리자 볼은 골에어리어 오른쪽으로 흘렀고, 쇄도하던 레오나르도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강원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다. 새롭게 수혈된 몬테네그로 특급 발샤가 후반 39분 원맨쇼로 K리그 데뷔골을 신고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울산에는 엄원상이 있었다. 엄원상은 후반 42분 레오나르도의 기가막힌 스루패스를 극장골로 연결했다.

울산은 반전에 성공했다. 강원을 2대1로 꺾고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에서 탈출했다. 승점 43점을 기록한 울산은 20라운드를 6일 치르는 라이벌 전북(승점 35)과의 승점 차를 8점으로 다시 벌렸다.

시즌 첫 연승을 기록하며 신바람을 낸 강원은 울산에는 중과부적이었다. 승점 21점을 유지했다. 하지만 끈끈한 조직력으로 울산을 경기내내 괴롭히며 더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