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6월은 뜨거웠다. 정교한 타격은 한층 더 발전했고, 고비 때마다 적시타를 터뜨리는 클러치 능력도 눈부셨다. 홈런도 8개나 쏘아올렸다.
이정후의 6월 성적은 타율 3할9푼2리 8홈런 2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87에 달한다. 이정후의 맹활약 속 2위 키움은 1위 SSG 랜더스에 1경기반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6월의 키움(16승8패1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 있다. 15승6패1무를 기록한 LG 트윈스다. LG 타선을 이끈 쌍두마차는 박해민과 문보경이다.
문보경은 6월 한달간 타율 4할-출루율 5할-장타율 6할의 미친 활약을 펼쳤다. 타율이 4할4푼6리(56타수 25안타, 2루타 6)에 OPS가 1.123에 달한다. 타석 수는 조금 부족하지만, 성적만 보면 이정후 못지 않게 뜨겁다.
'60억 FA' 박해민은 6월 한달간 타율 3할5푼7리(84타수 30안타)로 팀 타선을 이끄는 테이블세터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4할이 넘는 출루율(0.415)와 더불어 5개의 2루타와 6개의 도루가 눈에 띈다. 60억이란 거액의 부담감을 오히려 동기부여로 승화시켰다. 장점은 장점대로 살리고, 타격은 한층 더 매서워졌다.
'대전 아이돌' 정은원도 태양만큼이나 활활 타오르는 타격감을 뽐냈다. 어느덧 데뷔 5년차. 유망주로만 분류되던 그가 잠재력을 터뜨렸다. 6월 한달간 타율 3할8푼(97타수 30안타)에 OPS 0.968을 기록했다. 원래 장점이었던 출루율은 5할(0.494)에 육박한다.
두산의 히트상품이자 '10라운드 출신 신데렐라' 안권수의 6월도 빛났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얻은 출전기회는 단 88타석 뿐. 그나마도 대부분 대수비로 출전한 기록이었다.
박건우의 이적과 김인태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뒤 그간의 설움을 톡톡히 씻어냈다. 5월 '3할타자' 김인태의 빈 자리를 잘 메우는가 싶더니. 6월에는 타율 3할5푼4리 OPS 0.842의 매서운 방망이를 과시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요즘 우리팀에서 제일 잘 치는 타자다. 정해진 주전이 따로 있나. 잘 치는 타자가 나가는 거지"라고 말할 만큼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법. 6월 최강의 타자는 사실 이정후 외에 따로 있었다. SSG가 고전하면서도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 '리빙 레전드' 최 정이다.
최 정은 6월 19경기에 출전, 타율 4할1푼8리(55타수 23안타) 4홈런 20타점 OPS 1.245로 타율과 OPS에서 이정후를 능가하는 6월을 보냈다. 6월 2일 데스파이네(KT 위즈), 24일 루친스키(NC 다이노스)에게 각각 사구를 맞아 이정후 대비 경기수는 적지만, 규정타석에는 충분하다. 지난 6월은 최 정이 17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 세계 최초 사구 신기록(300호)을 세운 해이기도 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