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태군 우리 언제 경기 시작해?'
오후 6시 30분. 평소 같았으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1회말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하는 선발투수 수아레즈가 불펜에서 몸을 풀고 나와 그라운드를 한없이 바라봤다.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주말 3연전 첫 경기가 열릴 예정이던 1일 창원NC파크. 경기 전 진행된 그라운드를 정비로 인해 양 팀 선수들은 야외에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경기 시작 30분 전 불펜에서 몸을 풀고 외야 그라운드로 나와 캐치볼을 하던 삼성 수아레즈가 이상한 낌새를 감지하고 통역을 찾았다. 경기를 하기에는 그라운드 정비가 덜 된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수아레즈는 몸을 풀며 경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투수에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루틴이다. 예민한 투수는 그 루틴이 깨지면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행히 수아레즈는 경기가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절친 김태군 덕분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경기 지연으로 루틴이 깨져 있을 선발투수를 걱정한 포수 김태군은 특유의 입담을 뽐내며 수아레즈를 미소 짓게 했다. 김태군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고 있던 수아레즈는 30분 넘게 외야에서 몸을 풀어야 했다.
결국 7시가 넘은 시점에서 김용희 경기감독관은 심판들과 함께 그라운드 상태를 살핀 뒤 경기 취소를 경정했다.
몸만 풀고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선발 수아레즈와 포수 김태군은 원정 팬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경기장을 나서야 했다.
KBO리그 첫해인 수아레즈는 이날 경기 전까지 15경기 등판해 85.2이닝 소화하며 4승5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하며 뷰캐넌과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완벽히 해주고 있다.
시즌 초반 잘 던지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수아레즈는 6월에만 3승을 올리며 기세가 좋았다.
7월의 첫날 승리를 노렸던 수아레즈는 김태군과 함께 다음을 기약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