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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일루와!" 1191일만에 손맛 본 이지영, 이용규 애타게 찾은 이유는[고척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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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야! 일루와!"

쏟아지는 동료들의 축하 세례. 미소를 머금으며 축하를 받던 키움 히어로즈 안방마님 이지영(36)은 곧 한 사내를 가리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두 주먹을 불끈 쥔채 흔들던 사내를 향해 이지영은 "야! 내가 먼저 (홈런)쳤다!"라고 말한 뒤 함박웃음을 지으며 포옹을 했다.

주인공은 키움의 또다른 베테랑 타자 이용규(37). 이지영은 1986년 2월생으로 이용규(1985년 8월생)와 동기생이다. 프로 입단은 고교 졸업 후 프로로 직행한 이용규(2004년)가 대학 무대를 거친 이지영(2008년)보다 빠르지만, 끈끈한 우애를 바탕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이지영은 30일 고척 KIA전에서 한승혁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1S 승부에서 들어온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담장을 넘겼다. 2019년 3월 27일 두산전 이후 무려 1191일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2009년 삼성에서 1군 데뷔한 이래 통산 홈런 수가 14개에 불과했던 이지영의 홈런에 이정후 등 팀 동료들이 적잖이 놀란 것은 당연지사. 통산 홈런 26개로 이지영보다는 많지만 올 시즌 아직 손맛을 보지 못한 이용규는 마치 자신이 친 홈런인 양 이지영의 홈런에 환호했다.

이지영은 "작년에는 (이)용규가 나보다 먼저 홈런을 쳤다고 자랑했다. 오늘은 더그아웃에서 '내가 먼저 쳤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타이밍과 감각이 좋아 타석에서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렸는데, 운 좋게 정확히 맞았다"며 "펜스를 맞히는 타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넘어가서 기분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