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일단 성적으로 보여줘야죠. 콜업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는데…"
15년차 타이거즈 원클럽맨이자 전직 주장. KIA 팬들에겐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 주인공.
나지완(37·KIA)을 1군 무대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김종국 KIA 감독은 2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지완을 1군으로 부를 기회가 있으면 좋겠지만,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나지완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를 선언할 수 있었지만, 그 권리를 포기하고 잔류를 선언했다.
올시즌은 나지완에겐 굴욕의 한 해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의 영광은 멀어진지 오래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못했고, 연봉도 무려 62.5% 삭감된 1억 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개막 엔트리엔 가까스로 합류했지만, 단 한타석도 나서지 못한 채 4월 6일 2군에 내려간 뒤 무소식이다.
지난 17일 퓨처스에서 홈런을 쏘아올리기도 했지만, 올시즌 성적은 타율 2할2푼1리(108타수 19안타) 2홈런 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94에 불과하다. 김 감독이 "기회를 주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다.
KIA 1군 선수단을 살펴보면, 나성범-소크라테스-이창진 외야 3인방의 입지가 탄탄하다. 지명타자는 최형우다.
대타 역할도 좌타 고종욱, 우타 이우성을 뚫기가 만만찮다. 어린 거포 유망주 김석환에 비해서도 비교 우위가 없다.
김 감독은 "성적을 계속 살펴보고 있는데, 2군에서라도 좀더 강력한 퍼포먼스가 필요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롯데 자이언츠와의 퓨처스 경기에서 홈런 2방을 쏘아올린 김석환에 대해서도 "그 타격감을 꾸준히, 길게 유지해야한다"면서 "현재로선 1군 엔트리에 든 타자들이 자기 몫을 워낙 잘하고 있다. 당분간 부상선수가 없으면 이대로 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