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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X3 농구 아시아컵에 나설 남자 대표팀, "죽기 살기로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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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죽기 살기로 해보겠습니다."

한국 3X3 농구대표팀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의미 있는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선다.

남녀 대표팀은 오는 7월 6일부터 10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이벤트 플라자에서 개최되는 'FIBA 3X3 아시아컵 2022'에 출전한다. 남자부는 아시아 30개국, 여자부는 23개국에서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가운데 남자부는 3개국(싱가포르, 호주, 몽골)만 12강 본선에 직행하고, 나머지 27개국은 9개조에 각각 3개국씩 나눠서 예선을 치러 조 1위가 본선 출전권을 따내게 된다. 한국은 F조에서 이란, 쿠웨이트를 상대하게 된다. 5X5 농구에서도 아시아 최정상권인 이란이 당연히 최고의 호적수이다. 3X3 농구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그래도 이란은 3X3 랭킹도 아시아 7위이다. 한국은 17위에 불과하다. 예선 통과조차도 분명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대로 물러날 생각은 물론 전혀 없다.

광주 조선대학교 농구부 감독이자 남자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강양현 감독은 "이란뿐 아니라 쿠웨이트도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라며 "우선 7일 첫 경기인 쿠웨이트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아시아컵 최고 성적이 8위이다. 이를 넘어서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며 "5X5와 달리 3X3에선 포스트업을 3초 이상 하지 못한다. 상대보다 높이는 낮지만 빠른 스피드와 슛 타이밍으로 이겨내 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조선대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 역시 각오는 남달랐다. 대표팀에는 베테랑 박민수(32·하늘내린인제)를 비롯해 김정년(28·태양모터스), 석종태(30·한솔레미콘), 하도현(28·하늘내린인제)이 뽑혔다. 특히 주로 골밑에서 상대를 막아내야 할 석종태 하도현의 의욕은 남달랐다. 각각 KGC와 오리온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하고 짧은 선수 생활을 마감한 후 3X3 농구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는 두 선수이기에 더욱 그렇다. 당연히 태극마크를 단 것도 처음이다. 지난 28일 조선대 체육관에서 오전 체력과 간단한 슈팅 훈련을 마친 후 만난 두 선수는 "KBL에서 뛰던 선수가 3X3으로 전환하니 솔직히 처음에 주위 시선이 좋지 않았고 주눅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제 4~5년간 3X3 리그에서 뛰며 나름의 성과도 거두니 너무 재밌고 신이 난다. 여기에 국가대표까지 되니 '가문의 영광'이다"라고 웃었다.

석종태는 "3X3은 쿼터가 없고 10분 안에 승부가 나니 한순간도 긴장을 놓칠 순 없다"며 "짧은 기간 손발을 맞춰야 하니 쉽지 않지만 우리만의 색깔을 잘 살려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도현은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잡은 기회이다. 10분간 2경기를 죽기 살기로 한번 해보겠다"며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 5X5에서 뛰던 선수들이 많이 3X3으로 전환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번 아시아컵도 지켜봐 주시고, 3X3 농구도 붐업을 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