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가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출산 후 아이의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서울대병원 환경의학클리닉 홍윤철·이동욱 교수 연구팀은 국내외 논문 33편을 분석한 결과,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이 출산 후 아이의 신체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화학 첨가물로 비닐 장판 및 벽지, 세제, 화장품, 향수 등에 사용하는 환경호르몬 물질이다. 오랜 시간 노출되면 신체 내 호르몬 분비 기관을 혼란시키고, 신경독성을 일으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경독성이란 신경 조직에 대해 독성을 나타내거나 파괴하는 효과를 가진 성질을 말한다.
연구팀은 임신 중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태아의 근골격계 발달에 영향을 미쳐 출산 후에도 어린이의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한다고 분석했다. 연구 결과 프탈레이트 노출이 평균치의 2.7배인 임신부의 아이는 어린이 시기의 체질량지수(BMI) 표준점수가 0.05가량 감소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동욱 교수는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은 출생 후 아이의 근육 발달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보고한 이전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홍윤철 교수는 "아동의 정상적인 성장 발달을 촉진하려면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생활환경에서 프탈레이트에 대해 더 엄격하고 광범위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