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포항 스틸러스 '스피드 레이서' 임상협(34)은 2021시즌 부활했다. 수원 삼성에서 포항으로 둥지를 옮겨 11골-4도움을 기록했다. 빠른 스피드는 여전했고, 2021년 K리그1 베스트11에 포함됐다. 최고의 왼쪽 윙어로 평가받을 만했다.
2022시즌 개막 이후에도 지난 시즌의 모습이 펼쳐졌다. 4경기에서 3골을 터뜨렸다. '제2의 전성기'가 맞았다. 그런데 3월 중순부터 득점포가 침묵했다. 공격포인트가 전무했다. 그래도 포항 김기동 감독은 임상협에게 계속 믿음을 보였다. 선발로 계속 활용했다. 김 감독은 "임상협은 항상 희생적인 플레이를 하는데 공격포인트가 없다보니 조급함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다 임상협은 지난 17일 강원전부터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11경기 만에 터진 골이었다. 그러더니 2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의 2022년 K리그1 18라운드 홈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13분 오른쪽 측면에서 정재희의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5호골.
전반 26분에는 골문과 25m 거리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려 크로스바를 강타하기도 했다. 2009년 전북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13년 만에 축구에 눈을 뜬 모습이었다. 후반 10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날린 오른발슛이 상대 수비수 손에 맞았지만, 주심은 핸드볼 파울을 선언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은 올해 처음으로 포항스틸야드를 찾아 동아시안컵 최종명단 발표를 앞두고 선수들의 경기력을 체크했다. 벤투 감독이 마지막으로 포항스틸야드를 찾은 건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이었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선수 의무 차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대회다. 때문에 2022~2023시즌을 준비하는 유럽파는 소집할 수 없다. K리거 위주로 구성해 출전할 수밖에 없다.
벤투호에는 황희찬(울버햄턴)을 대신할 왼쪽 윙어 자원이 필요하다. 최근 가장 '핫'한 좌측 윙포워드는 이승우(수원FC)다. 기존 나상호 엄원상에다 백업으로 이승우와 임상협이 돋보인다.
다만 포항은 이날 임상협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전반 42분 김지현(김천)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아 1대1로 비겼다. 포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