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된 첩보 영화 '헌트'(이정재 감독, 아티스트스튜디오·사나이픽처스 제작)가 각본부터 연출, 연기, 제작까지 이정재의 새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1993년 데뷔 이후 30년간 드라마, 멜로,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섭렵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정재가 첫 연출 데뷔작 '헌트'로 연출은 물론 각본, 연기, 제작까지 맡으며 멀티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헌트'는 국내 개봉에 앞서 제75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돼 3000여명의 관객들로 가득 찬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7분간의 기립박수와 찬사를 받으며 2022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뜨겁게 부상하고 있다.
이정재가 무려 4년간 시나리오 작업에 매진하며 작품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들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면서도 기존의 한국형 첩보 액션과 차별화되는 지점을 만들기 위해 애쓴 '헌트'. 이정재는 화려한 액션을 겸비한 대중적인 장르물이면서도 인물들의 심리전을 긴장감 넘치고 섬세하게 다루고자 했다.
시나리오에 오랜 공을 들인 이정재는 주변의 제안과 응원에 힘입어 직접 연출에도 나섰다. 특히 캐스팅부터 촬영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오랜 경험을 살려 배우들과 현장을 지휘하면서도, 각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치를 자랑하는 전문가들과 협업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에 대해 정우성은 "감독과 배우, 두 가지를 모두 이겨내면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감독"이라며, 이정재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더해, 함께 작업한 전혜진은 이정재에 대해 "섬세하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감독"이라고 칭했으며, 허성태는 "연기 디렉팅을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주셨다. 배우 입장에서 많이 의지할 수 있었다"고 전하며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배우들을 이끌었음을 가늠케 했다. 이어 '헌트'를 통해 첫 스크린 데뷔를 앞둔 고윤정은 "존경할 부분이 많았다"고 전하며 이정재가 멀티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해냈음을 예고한다.
이정재는 배우들뿐만 아니라 촬영팀, 무술팀, 조명팀, 의상팀 등 실력 있는 제작진들과 심도 높은 논의를 거치며 작품의 디테일을 더했다. 이에 대해 허명행 무술 감독은 "이정재 감독은 매우 인간적이다. 소통이 되어야 아이디어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에 대한 활용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또 박일현 미술 감독은 "배우로서는 팔색조 연기를 펼치는 사람이지만 감독 이정재는 고뇌하는 예술가"라며 감독으로서 이정재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첫 연출이라는 중압감 속에서도 이정재는 빠르고 정확한 정보력을 가진 13년차 안기부 요원 박평호 역을 맡아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정재가 연기하는 박평호 캐릭터는 조직 내 침입한 스파이로 인해 주요한 작전이 실패하자, 그 실체를 맹렬하게 쫓는 안기부 요원이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력을 지닌 박평호는 김정도(정우성)를 의심하며 그를 조직 내 침입한 스파이 동림으로 몰아가는 인물로 흐트러짐 없는 반듯한 모습과 냉철한 결단력, 뛰어난 리더십까지 갖췄다.
이정재는 "내면적인 갈등을 눈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심리적인 묘사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하며 액션은 물론 캐릭터가 가진 내적 갈등까지 깊이 있게 표현함으로써 인물의 입체적인 면모를 완성, 전 세계 관객들을 다시 한번 매료시킬 전망이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들이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정재,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 김종수, 정만식 등이 출연했고 이정재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8월 1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