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집착을 하니까 오히려 골이 안 들어가더라고요."
강한 목표의식은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다. 하지만 지나치게 강한 목표의식은 집착이 되고, 그런 집착은 오히려 목표를 이루는 데 방해가 된다. 김천 상무의 에이스인 조규성(24)이 깨달은 진리다.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짓누르던 골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자 기다렸다는 듯 골이 터졌다. 조규성이 깨달음과 함께 K리그1 득점 공동선두 자리에 복귀했다.
조규성은 21일 김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7라운드 홈경기에서 성남FC를 상대로 동점골을 터트리며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0-1로 뒤지던 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영재가 빠르게 올린 공을 골문 앞에서 뛰어올라 이마로 찍어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로써 조규성은 시즌 11호골을 기록하며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 다시 득점 공동 선두가 됐다.
지난 5월 28일 서울FC전에서 10호골을 넣은 뒤 24일 만에 나온 시즌 11호 골이었다. 그 사이에는 A매치 휴식기가 있었다. 조규성은 휴식 대신 벤투호의 일원으로 차출돼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지난 14일 이집트전에서는 5개월만에 A매치 골까지 터트렸다. 이 경험이 조규성으로 하여금 또 다른 깨달음을 얻게 만든 계기가 됐다.
성남전을 마친 조규성은 "대표팀을 다녀오고 나서 자신감이 크게 올라갔다. 오늘도 골에 대한 생각보다는 팀에 녹아들어 동료들과 열심히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나왔다"면서 "최근에 팀 승리가 없다 보니 과정보다는 결과를 가져오자는 굳은 의지를 갖고 경기에 임했다.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무승부가 되어 아쉽다"고 말했다.
비록 김천은 이날 무승부로 7경기 째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조규성은 다시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서며 득점왕 획득을 위해 한발 나아갔다. 하지만 조규성은 득점 공동선두 복귀에 기뻐하지 않았다.
조규성은 "득점왕에 목말라 있지 않다"며 개인 기록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매 경기 골을 넣자는 생각으로 들어가긴 한다. 그런데 그렇게 골에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골이 안들어갔다. 그걸 깨달은 이후에는 편하게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러니 오히려 골이 나왔다"고 했다.
이어 "내가 골을 노리는 건 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늘 말하지만, 득점왕에는 목말라 있지 않다. 매 경기 플레이 하면서 팀이 잘 되는 방향으로 가보자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보면 팀도, 나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골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한층 더 날카로운 득점력을 갖게 된 조규성이 과연 생애 첫 K리그1 득점왕에 오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