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천적' 앞에선 전혀 반즈답지 못했다.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행진은 허무하게 마감됐다.
반즈는 2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등판, 5이닝 동안 8안타 6실점(3자책)으로 난타당한 뒤 교체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반즈의 평균자책점은 2.72. 시즌초 0점대 행진에 비하면 많이 올라갔지만, 여전히 수준급이다.
지난달 24일 SSG 랜더스전 이후 승패는 1승4패였지만, 5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였다. 올시즌 5회를 넘기지 못한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할 만큼 절대적인 안정감을 뽐낸다.
하지만 KIA 상대론 유독 약했다. 2경기 중 하나가 바로 5월 18일 KIA전이었다(4⅓이닝 7실점 6자책). 다른 1경기에서도 5이닝 4실점(0자책)으로 실책의 불운까지 겹쳤다. KIA전 평균자책점은 무려 5.79. 특히 KIA 박찬호를 상대로 5타수 4안타의 천적관계였다.
실책이 쏟아져도 우직하게 역투하던 에이스지만, 천적 앞에서는 수비진의 도움을 받고도 무력했다. 평소의 위력은 눈씻고 봐도 없었다.
롯데 타선이 1회초 2점을 먼저 따냈지만, 반즈는 1회말 박찬호 이창진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가볍게 1점을 따라잡혔다.
2회말에도 1사 후 이우성에게 2루타, 한승택에게 몸에맞는볼, 김도영에게 중전 적시타, 박찬호에게 희생플라이를 잇따라 내주며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했다.
3회말은 3자 범퇴였지만, 4회말 선두타자 김선빈의 안타에 이어 이우성의 희생번트 때 포수 실책까지 저질렀다. 너무 서두르다 미처 공을 건져올리지 못한 것.
결국 이어진 2사 2,3루 위기에서 박찬호와 이창진에게 잇따라 적시타를 허용, 6실점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5회에도 황대인의 중견수 직선타 때 피터스의 슬라이딩 캐치 호수비가 나오지 않았다면 위험했을지도 모른다. 김선빈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를 끊어내며 5회를 채우고 체면치레를 했다. 자신의 실책도 야수 실책인 만큼 3점은 비자책점으로 기록됐지만, 반즈에겐 KIA가 빈틈없는 벽처럼 느껴질 것 같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