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에서 머리를 기른 선수는 잘 보이지 않는다.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롯데 자이언츠의 불펜 투수 김원중이 대표적인 '장발' 선수다.
켈리는 처음에 왔을 땐 머리를 기르지 않았다. 2019년의 켈리의 모습은 머리는 단정했고, 수염만 조금 길렀을 뿐이다. 2020년부터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5이닝 이상 피칭을 했는데 그 기록이 계속되면서 켈리의 머리도 점점 길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켈리는 머리를 기르는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 보다는 계속 잘 던지고 있어서 기른다는 표현을 했다.
김원중은 지난해부터 머리가 길어졌다. 시즌 초반엔 매우 단정한 헤어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무리 투수로서 세이브가 쌓이면서 머리도 길어졌다. 올시즌 둘은 멀리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켈리는 김원중과는 머리 때문에 서로 존중한다고 밝혔다. 켈리는 "머리를 기르는 사람이 그 마음을 알지 않나"면서 "서로 만나면 90도로 인사하면서 머리를 기르고 잘 관리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표시해준다"라며 웃었다.
샴푸 등 헤어 제품은 아내가 쓰는 것을 그대로 쓰고 있다고. "아내가 머리 기르는 것을 싫어한다"면서도 "아내가 이것 쓰고, 저것 쓰고 하라고 해서 그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샴푸를 쓰냐고 묻자 "아내가 주는 대로 써서 제품이 어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머리를 기르는 아내의 선택을 전적으로 따르고 있는 것.
긴 머리 때문에 LG 팬들이 켈리를 '잠실 지저스'라고 별명을 지었다고 하자 켈리는 "별명에 대해선 크게 신경을 쓰지 않지만 팬분들이 즐길 거리가 있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다"고 했다.
긴 머리를 하면서 계속 이어온 5이닝 이상 피칭도 어느덧 70경기에 다다랐다. 16일 삼성전서 7이닝 1실점을 하면서 69경기까지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8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까지 올랐다.
긴 머리가 켈리의 힘의 원천일 지도 모르겠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