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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 칼럼]허구연 총재의 미국행, 아시아 야구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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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가 1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허 총재는 이번 방미 기간 메이저리그(MLB) 커미셔너와 만나 각종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중 KBO-MLB 올스타전 한국 개최, KBO리그 개막전의 미국 LA 개최 협의가 눈에 띈다. 실현을 위한 여러 과제가 있으나,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제안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2004년 일본 프로야구(NPB) 다이에 호크스를 인수한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회장은 구단주 자격으로 MLB사무국을 방문해 이런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아시아 각 리그의 우승팀이 대결하고, 이긴 팀이 MLB 우승팀과 싸우는 '진짜 월드시리즈'를 해봅시다." 다이에 인수 당시 '야구계의 발전을 위해 꿈을 갖고 도전하고 싶다'는 손 회장의 신념이 만든 행동이었다. 손 회장은 2005년 3월 임시 구단주 회의에서도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다른 구단주들 사이에서 냉담한 의견이 속출했다고 한다. "현실성이 없다", "구단 이익에 어떻게 연결될지 모른다", "손 구단주가 야구계를 잘 모르고 한 발언"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손 회장은 '진짜 월드시리즈'의 실현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아시아 야구의 매력이나 실력을 MLB 쪽에 계속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꿈의 실현까지 단계적이고 지속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얼마 전 필자는 일본 각 구단 간부와의 미팅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전달했다.

"정규시즌 중 센트럴-퍼시픽리그 팀이 대결하는 교류전(인터리그)은 시행 17년이 지나 신선미가 없어졌다. 교류전 대신 KBO리그 팀이 참가하는 '한-일 교류전'을 하면 어떨까."

제안을 들은 구단 간부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수익성에 대한 어려움도 지적했다. 홈-원정 양팀 팬이 모두 모여야 만원관중이 되는 프로야구 현실상, 해외 원정팀 관중이 모이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대화 중 다른 제안을 한 구단 간부도 있었다. "정규시즌은 어렵지만, 올스타전이라면 가능성이 있어 보이네요." KBO리그와 NPB의 올스타전은 각각 7월에 열린다. 그 기간 각 리그 올스타전에 더해 1~2경기 정도 한-일이 대결하는 올스타전이라면 현실적이라는 말이었다. 이런 대안도 교류전에 대한 아이디어를 말하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성숙한 프로야구 리그는 MLB(미국), KBO(한국), NPB(일본), CPBL(대만) 4개국 뿐이다. MLB가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야구는 항상 MLB에 존재감을 어필하고, 가치를 인식시켜야 한다. 허 총재의 한-미 올스타전 개최, KBO리그 개막전 LA 개최 가능성 협의는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야구 전체의 가치를 본고장 미국에서 알리는 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 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