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키움 야시엘 푸이그가 메이저리그급 환상적 수비를 선보였다.
푸이그는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7차전에 4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는 아쉬웠다. 1회말 1사 1,2루 선취득점 찬스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타석에서의 아쉬움을 수비로 풀었다.
2회초 2사 후 정수빈이 요키시의 높게 형성된 빠른 공을 벼락 같이 당겼다. 우중간으로 쭉쭉 뻗어간 타구. 펜스 상단을 때리기 직전 갑자기 사라졌다.
타구음이 들리자 마자 전력을 다해 뒤돌아 뛰다 점프 캐치하고 그라운드에 쓰러진 우익수 푸이그의 글러브 속에 있었다. 펜스 바로 앞에서 점프 하는 과정에서 강하게 부딪혀 쓰러졌지만 공은 끝까지 쥐고 있었다.
마운드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요키시는 큰 박수를 보냈다. 그것만으로 모자랐는지 펜스 충격을 털고 일어서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푸이그를 기다렸다 맞이했다. 하이파이브를 하고 등을 두드렸다.
2루를 돌아 3루로 향하려던 정수빈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쓰러진 푸이그 쪽을 한참 동안 망연자실 바라봤다.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
폭 넓은 수비범위로 수많은 타자들의 안타를 도둑질 했던 최고의 리그 중견수 정수빈. 역지사지의 참 의미를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준 푸이그의 슈퍼캐치였다.
시즌 초 한국 야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푸이그는 6월 들어 0.341의 타율과 2홈런, 6타점으로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이날은 1회 첫 타석 찬스에서의 삼진에 이어 3,4회 주자를 두고 모두 뜬공으로 물러났다. 2-0으로 앞선 4회 2사 1,2루에서는 뜬공을 친 뒤 배트를 부러뜨릴듯 땅바닥에 내리치며 진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타격은 아직 메이저리그급의 모습은 아니지만 수비만큼은 빅리그급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푸이그. 공-수에 걸쳐 완전체가 되는 날은 언제쯤일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