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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호' 왜 일본 U-21팀에 충격패했나, 1년 뒤 아시안게임 숙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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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예고된 참사였다.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일본 21세 이하(U-21) 대표팀에 충격패했다.

황선홍 감독(53)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대표팀이 12일(한국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0대3으로 고개를 숙였다.

불명예 기록을 작성했다. 한국은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U-23 대표팀이 일본에 3골차 이상 패배한 것은 1999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한국은 친선경기에서 1대4로 패한 바 있다.

이번 대표팀에는 조영욱(23·FC서울) 이강인(21·마요르카) 등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가 포진해 있었다. 홍현석(23·린츠) 정상빈(20·그라스호퍼) 등 유럽파 선수들도 합류했다.

문제가 있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이번 대표팀은 제대로 된 훈련 한 번 진행하지 못했다. '황선홍호'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대회 예선 이후 한 번도 공식전을 치르지 못했다. 2021년 11월 경주, 지난 1월 제주, 3월 강릉 훈련이 전부였다. 완전체로 모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나마 3월에 최용수 강원FC 감독의 배려 덕에 강원과 두 차례 연습경기를 한 게 위안이었다.

출국 전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번 대회는 선수 의무 차출 규정이 없었다. 황 감독이 각 구단을 돌며 감독들에게 사정을 설명해야 했다. 각 구단별 22세 이하(U-22) 규정과 맞물려 차출에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대승적 차원에서 대회 참가 소속 구단에 U-22 의무 출전 규정 적용을 면제하기로 결정해야 했을 정도다.

최종 명단 발표 후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의 '교통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선홍호'의 핵심 공격 자원인 엄원상(23·울산 현대)이 출국을 앞두고 '벤투호'에 차출됐다. 황 감독은 양현준(20·강원FC)을 급하게 선발했다. 주축 수비수인 이한범(20·FC서울)이 부상으로 이탈해 김현우(23·울산)를 대체 발탁하기도 했다.

황 감독과 선수들은 손발도 맞춰보지 못한 채 결전지로 향했다. 5월 23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우즈베키스탄에 모였다. 대회 개막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야 가까스로 '완전체'를 이뤘다.

'황선홍호'는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4대1 승)-베트남(1대1 무)-태국(1대0 승)를 상대로 2승1무를 기록했다. C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하지만 터지지 않는 공격력, 불안한 수비력 등 각종 문제를 그대로 드러냈다.

8강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변수까지 있었다. '핵심 수비수' 이상민(23·충남 아산)이 코로나19로 이탈했다. 정상빈은 컨디션 난조로 완전 제외됐다. 반면, 대결 상대인 일본은 단단한 조직력을 맞섰다. 일본은 2024년 파리올림픽을 대비해 U-21 자원으로 스쿼드를 꾸렸다. 이들은 3월 두바이컵에서 모의고사를 치렀다. 조직력을 끌어 올린 상태에서 한국을 공략했다. 이강인 등 일부 선수가 개인기로 돌파하려고 했지만 쉽게 뚫리지 않았다. 소속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오세훈(23·시미즈) 등 일부는 떨어진 경기력으로 흔들렸다.

'황선홍호'는 당초 9월 예정됐던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정조준했다. 현재는 코로나19 탓에 아시안게임이 연기된 상황이다. 현재의 준비 상태로는 3연속 우승은 꿈 같은 얘기다. '황선홍호'는 이번 대회에서 쓴 보약을 마셨다. 두 번의 실패를 맛보지 않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