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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유망주→ML 낙제생→KIA 타점 머신' 5툴 플레이어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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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해 KIA 타이거즈 중심타선은 팀 역대 최고 수준의 폭발력을 자랑하고 있다.

3번 나성범, 4번 황대인, 5번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12일 현재 132타점을 합작했다. 타점 부문서 황대인(49개)이 1위고, 소크라테스(44개)가 5위, 나성범(39개)이 9위에 올라 있다. FA 이적생 나성범과 토종 황대인은 기대치를 채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새 외인타자 소크라테스는 사실 확신하기 힘들었다.

KIA는 지난해 12월 소크라테스 영입 당시 "중장거리형 타자로 빠른 주력과 넓은 수비력, 강한 어깨 등 다양한 장점을 지녔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표현은 중장거리 타자. 보통 외인타자를 소개할 때 중장거리라고 하면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정확한 타격이 돋보이고 타점 능력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소크라테스는 타율 0.337, 11홈런, 44타점에 출루율 0.377, 장타율 0.588, OPS 0.965를 마크하고 있다. 듣던대로 컨택트와 타점 능력 모두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볼넷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삼진이 많은 타자도 아니다.

지금과 같은 활약을 유지한다면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와 함께 올시즌 외국인 타자 '톱의 자리'를 다툴 만하다. 피렐라는 타율(0.380), 안타(84개), 출루율(0.454), 장타율(0.606) 등 4개 부문 1위다. KBO 2년차인 피렐라에게 소크라테스가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1992년생인 소크라테스의 목표는 메이저리그 복귀다. 소크라테스는 KBO리그를 발판으로 삼아 못 다 이룬 꿈을 꾸고 싶어한다. 아쉬움이 많이 남은 빅리그 경험이었다.

그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최고의 유망주였다. 강한 파워와 스피드를 지닌 외야수로 2010년 이후 리빌딩을 기조로 구단을 운영하던 애리조나의 핵심 꿈나무로 부각됐다. 그는 트리플A에서 통산 1960타석에 들어가 타율 0.287, 출루율 0.339, 장타율 0.467, 53홈런, 103 2루타, 62도루, 140볼넷을 기록했다. 맞히는 능력이 뛰어났고, 빠른 발과 안정된 외야 수비도 돋보였다. 그야말로 5툴 플레이어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2019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17경기에 출전한 뒤 다시는 올라가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4시즌 동안 218타석에서 타율 0.179, 5홈런, 18타점에 그쳤고, 특히 10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삼진은 56번 당했다. 마이너리그 선구안이 통할 리 없었다.

한국 무대에 대한 얘기는 충분히 듣고 있던 터에 보장금액 60만달러와 인센티브 30만달러의 입단 제안이 들어와 받아들였다. 새 리그 적응에는 시간이 걸렸다. 4월 한 달간 타율 0.227, 삼진 26개로 맞히는 타격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5월 들어 26경기에서 타율 0.415, 5홈런, 28타점을 올리며 본색을 드러냈다. 6월 들어서는 장타력도 높이고 있다. 이날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회말 상대 선발 정찬헌의 가운데 높은 129㎞ 포크볼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투런포를 작렬했다.

미국 매체 '콜 투더펜'은 올초 '소크라테스는 KIA에서 맞히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여러 선수들 중 KBO로 건너가 조정에 성공하고 메이저로 돌아온 사례가 있다. 소크라테스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에릭 테임즈, 다린 러프 등을 이르는 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