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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556+3홈런' 수원 거포의 악몽, 3연속 삼진으로 되갚은 31세 늦깎이 선발 [SC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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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상대전적 9타수 5안타 3홈런. 이쯤 되면 투수에겐 악몽 그 자체다.

하지만 그 트라우마를 이겨낸 투수가 있다. 오히려 3연타석 삼진, 리그 최고 거포에게 씻을 수 없는 굴욕을 안겼다. 롯데 자이언츠 이인복이 그 주인공이다.

이인복은 12일 사직 KT 위즈전에 선발등판,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팀의 13대0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거포' 박병호(36)는 올해도 17홈런으로 이 부문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이인복의 팀동료 피터스(11개)를 비롯한 2위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린 상황.

특히 이인복에겐 통산 9타수 5안타(홈런 3)의 천적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인복은 이날 박병호를 3번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멋지게 복수했다. 그것도 1회 2사 2루, 4회 1사 1루, 6회 2사 2루 등 주자를 둔 상태에서 일궈낸 집중력의 승리였다.

어느덧 시즌 5승. 팀동료 반즈(6승)와 박세웅(5승)이 나란히 5경기 연속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며 4연패에 빠진 사이 2승을 추가, 5승(6패) 고지에 올라섰다. 평균자책점도 3점대(3.99)로 끌어내렸다.

이인복은 대기만성형 선발투수다. 2014년 데뷔 이래 2021년 전반기까지 선발 등판은 단 2번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첫 선발출격(2015) 때는 2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고, 두번째(2020)는 불펜 데이로 운영된, 1이닝만을 소화한 임시 선발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후반기를 기점으로 이인복은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9월 25일 6이닝 6실점의 쑥스러운 첫 선발승을 거뒀고, 이날 포함 8번의 선발 등판에서 3승을 따냈다. 특히 이인복이 등판한 날 팀이 7승1패를 거두며 '승리요정'으로 불리기도 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신뢰는 올해도 이어졌다. 캠프 때 명목상 "4~5선발은 경쟁"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이인복은 4선발로 내정돼있었다. 시즌초 잠시 불펜으로 나서기도 했지만, 이내 선발로 복귀했다.

5월에는 4연패의 아픔도 있었다. 1경기(5월 25일 SSG전, 3⅔이닝 6실점)를 제외하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1번 포함 5회 이상을 던진 결과라 더욱 아쉬웠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인복의 멘털은 흔들리지 않았다. 5월의 마지막 날 LG 트윈스를 상대로 6이닝 2실점으로 쾌투하며 5월 첫승(4승)을 올렸고, 이날 5번째 승리를 추가했다. KBO 현역 홈런 2위(344개, 1위 최형우 347개)이자 2년 연속 50홈런(2014~2015), 8년 연속 20홈런(2012~2021)에 빛나는 박병호를 상대로 거둔 강렬한 복수전이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