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호랑이군단의 6월 행보, 다소 주춤하다.
6월 10경기서 KIA 타이거즈는 4승1무5패를 기록했다. 지난 한 달간 18승8패, 전체 승률 1위 신바람을 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승패마진 -5로 출발해 +5로 흐름을 바꿨던 5월의 질주 덕에 여전히 순위 경쟁에선 안정적 중위권이다. 하지만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하는 상위권과의 격차는 아무래도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최근 KIA의 고민거리는 마운드, 다름아닌 선발진이다. 외인 원투펀치 션 놀린과 로니 윌리엄스가 부상으로 동반 이탈했다. 한 차례 부상으로 빠졌던 로니가 지난달 말 복귀하면서 숨통이 트이는 듯 했으나, 놀린이 부상한데 이어 로니마저 다시 쓰러졌다.
두 선수의 복귀 또는 교체 여부는 명확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두 투수가 복귀한다고 해도 컨디션 재조정 기간을 거쳐야 하고, 교체로 가닥이 잡히더라도 입국 절차 및 투구 컨디션 확인 등 상당 시간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결국 이달 한 달간은 토종 투수들로 마운드를 꾸려가야 한다.
KIA 선발진엔 현재 양현종(34)을 비롯해 이의리(19), 임기영(29), 한승혁(29)까지 버티고 있다. 이 중 소위 계산이 서는 선발 자원은 양현종(11경기 77이닝) 정도다. 임기영이 8경기 46이닝, 이의리가 12경기(65이닝)에서 6경기를 6이닝 이상 투구로 장식하기는 했으나, 기복이 있다. 한승혁(10경기 49⅔이닝)도 안정적인 6이닝 투수로 보긴 어렵다. 결국 이들 이후 불펜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줘야 하는 상황. 외인 부재로 인해 빈 선발 한 자리를 불펜 투수들로 막아야 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부하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불펜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필승조 장현식(27)은 일찌감치 30이닝(30경기)을 채운 상태. 144경기를 완주한다고 가정했을 때 72이닝 페이스다. 롱릴리프로 전천후 활용 중인 윤중현(27)도 21경기 30이닝으로 이닝 소화 수가 제법 많다. 또 다른 필승조인 전상현(26)도 29경기서 27이닝을 책임졌다. 나란히 23경기씩 던진 마무리 정해영(21·24이닝)과 홍상삼(32·21이닝)도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이준영(30·29경기 16⅓)은 경기 수에 비해 이닝이 적고, 평균자책점 2.20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눈에 띈다. 하지만 불펜의 중심축 노릇을 하기는 부족하다. 시즌 초반 기대를 걸었던 유승철(24·16경기 16이닝 평균자책점 5.63)이나 신인 최지민(19·5경기 5이닝 평균자책점 16.20)은 현재 퓨처스(2군)에 머물고 있다.
KIA는 트레이드로 데려온 좌완 김정빈(28)을 비롯해 퓨처스에서 컨디션을 끌어 올렸던 김재열(26), 장재혁(21), 고영창(33)을 활용하면서 돌파구를 찾아가는 눈치다. 다만 복잡한 마운드 사정 속에서 이들이 꾸준히 구위를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여전히 반환점에 채 도달하기 전인 전반기 중반. 힘을 아껴도 모자랄 판에 미끄러지면 낭떠러지인 변수를 만났다. 묘수 찾기를 위한 KIA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