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 외야수 문성주는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다.
2018 2차 10라운드 97순위란 거의 끝순위로 LG에 입단한 선수. 포텐이 제대로 터졌다. 공-수-주 두루를 넘어 어깨와 파워까지 갖춘 5툴 플레이어. 3할6푼대 타율과 5할5푼대 장타율. OPS가 무려 1.000을 넘는다.
하지만 때론 장점이 화를 부를 때가 있다. 11일 잠실 라이벌전 두산과의 경기가 그랬다.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문성주는 6회 보살을 성공시켰다. 2사 2루에서 김재호의 우전안타가 터졌다. 문성주는 빠르게 대시해 그 탄력으로 홈으로 송구했다. 3루 라인쪽으로 향한 공은 벤트레그 슬라이딩으로 들어오던 2루주자 박세혁의 얼굴에 자연태그가 됐다. 비디오판독 끝 원심유지 아웃. 짜릿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순간의 여운이 남아있던걸까.
4-3으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8회초.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했다.
1사 1루에서 정수빈의 우전안타가 터졌다. 1루주자 박세혁이 3루를 가기에 충분한 타구. 타구를 잡은 문성주가 살짝 욕심을 냈다. 3루에 다이렉트로 송구를 했다. 높이를 확인한 타자 주자 정수빈이 2루로 속도를 높였다. 3루수 김민성이 빠르게 2루에 던졌지만 슬라이딩 한 정수빈의 발이 빨랐다. 1사 1,3루가 2,3루를 바뀌는 순간.
병살 확률이 없어지고 안타 한방이면 역전이 되는 주자 배치.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이날 전까지 이정용을 상대로 6타수무안타로 약했던 강승호가 2B0S의 타자 카운트에서 133㎞ 슬라이더를 당겨 2타점 역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3루측 내야 관중석을 메운 두산 팬들이 열광하는 순간. 강한 어깨로 보살을 성공시켰던 문성주의 과잉의욕이 야기한 아쉬운 결과였다. 결국 LG는 4대5로 아쉬운 역전패를 하며 전날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풀 타임 시즌 첫해. 쓰라린 경험이었지만 최고의 외야수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아픔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