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을 보여주고 숙제를 확인했다.
한화 이글스의 고졸 신인투수 문동주(19)가 첫 선발등판 경기에서 고전했다.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로 나서 2이닝 1안타 4실점했다. 타자 11명을 상대로 49개 공을 던져 삼진 4개, 4사구 4개를 기록했다. 직구 최고 시속 156㎞를 찍었고,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던졌다.
출발은 좋았다. 1회말 두산 상위타선을 맞아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삼진 3개 모두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1번 안권수를 2B 2S에서 시속 143km 체인지업으로 돌려세운 문동주는 2번 호세 페르난데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3B에서 풀카운트까지 끌고갔으나 페르난데스는 동요하지 않았다. 이어 3번 양석환에게 슬라이더, 4번 김재환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배트를 끌어냈다. 투구수 23개.
2회말에도 거침이 없었다. 5번 허경민을 중견수 뜬공, 6번 박세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풀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이 통했다. 이어 7번 강승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3회말 갑자기 흔들렸다.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뒤 9번 안재석, 1번 안권수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페르난데스에게 던진 공이 밀어내기 사구가 됐다. 투구수가 49개가 되자 한화 벤치는 문동주를 불러들였다. 3회 아웃카운트 1개를 못잡고 강판됐다. 이후 책임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아 실점이 늘어났다.
1,2회 시속 150㎞대 빠른공이 위력적이었다.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던져 상대를 압박했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차분하게 페이스를 끌어갔다. 그러나 3회 주자를 두고 투구수가 40개 가까이 되자 제구가 무너졌다. '1,2회 문동주'와 '3회 문동주'는 완전히 다른 투수같았다. 좀 더 경험이 필요하다는 걸 확인한 셈이다.
문동주는 지난 5월 26일 대전 두산전에 중간계투로 나서 2이닝 5안타 4실점했다. 양석환 김재환에게 1점 홈런, 페르난데스에서 2점 홈런을 맞았다. 당시 38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날 경기 전까지 최다 투구수였다. 2주 만에 만난 두산은 강했다.
지난 5월 10일 LG 트윈스전에 첫 등판한 문동주는 앞선 9경기에서 2홀드-평균자책점 6.94을 기록했다. 1,2이닝씩 던지다가 선발로 전환해, 이날 투구수 50개 정도를 정해놓고 마운드에 올랐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