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양 리그 사이영상 후보들 중 LA 다저스 토니 곤솔린(28)과 토론토 블루제이스 알렉 마노아(24)가 눈에 띈다. 둘 다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곤솔린은 2016년 드래프트 9라운드에서 다저스의 지명을 받고 입단해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리던 곤솔린은 올시즌 풀타임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올시즌 다저스 선발진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곤솔린은 9일(이하 한국시각)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7승째를 올렸다. 올시즌 11경기에서 아직 패가 없다. 평균자책점은 1.58이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1위, 그리고 피안타율(0.175)과 WHIP(0.86)도 모두 1위다. 지금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를 한다면 곤솔린에 많은 표가 몰릴 것이다. 투구이닝(57이닝)과 탈삼진(54개) 부문서는 경쟁력이 없지만, 평균자책점 등 비율로 따지는 다른 세부 통계에서 압도적이라 투표인단이 외면할 이유는 딱히 없다.
워커 뷸러, 훌리오 유리아스, 그리고 오는 13일 복귀하는 클레이튼 커쇼 등 내로라하는 에이스 동료들을 제치고 투수 왕국 다저스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고 보면 된다. 곤솔린의 성장은 주무기인 스플리터와 슬라이더, 90마일대 중반의 직구가 정상급 수준으로 올라섰고, 무엇보다 제구력 안정에 기반한다.
마노아도 토론토 구단의 기대치를 넘는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11경기에서 69⅔이닝을 던져 7승1패, 평균자책점 1.81, 61탈삼진, 피안타율 0.213, WHIP 0.96을 기록 중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2위, 투구이닝 5위, 피안타율 12위, WHIP 7위다. 사이영상 후보로 손색없다. 케빈 가우스먼, 호세 베리오스, 류현진, 기쿠치 유세이 등 수 천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선배들을 제치고 사실상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마노아는 90마일대 중반의 직구와 슬라이더, 싱커, 체인지업을 구사하는데, 구종 가치가 고르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경기에서 9승2패, 평균자책점 3.22를 올리며 에이스 자질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류현진을 '롤 모델'로 빅리그 데뷔 시즌을 보냈다. 둘 다 데뷔하던 해 팀내 에이스가 바로 류현진이었다. 곤솔린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건 2019년 9월 6월 2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당시 그는 선발 4이닝 동안 6안타 6실점으로 패전을 안으며 호된 신고식을 했다.
곧바로 마이너로 다시 내려간 곤솔린은 후반기 다시 콜업됐다. 당시는 류현진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1순위 후보로 언급되던 시기다. 루키 투수 곤솔린은 류현진 등판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며 적응력을 키워 나갔다.
마노아는 지난해 5월 28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6이닝 2안타 무실점의 깜짝 호투로 일찌감치 류현진을 이을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비록 류현진은 후반기에 무너지며 1선발 자리를 내줬지만, 마노아는 류현진을 롤 모델로 삼고 성장세를 거듭했다. 마노아는 지금도 '선배' 류현진을 가장 따르는 후배다.
류현진은 팔 부상으로 정밀검진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다. 재활 기간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각별한 인연의 두 후배의 피칭을 어떤 심정으로 보고 있을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