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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타점에 역전 결승타쳤는데... "팀에 죄송했다. 다음엔 꼭 번트 성공시키겠다."[부산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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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살았다."

멋진 역전 적시타를 쳤다. 그것도 데뷔 첫 타점이었다. 그런데 적시타를 친 타자의 마음은 이전 실수를 만회했다는 안도감이 더 컸다.

삼성 라이온즈의 이해승(22). 야구팬들에겐 낯선 이름이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19년 2차 8라운드 72순위로 입단한 4년차 내야수다. 지난 5월 31일 데뷔후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당일 키움전에 대수비로 첫 1군 그라운드를 밟았던 이해승은 바로 다음날인 1일 키움전서 첫 선발 출전을 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데뷔 첫 안타도 신고했다.

8일 부산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서 7번-유격수로 선발출전한 이해승은 1-1 동점이던 5회초 무사 1,2루서 상대 에이스 반즈와 만났다. 3회초 첫 타석에선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번엔 칠 필요가 없었다. 주자를 안전하게 진루시키는 희생번트 사인이 나왔다. 초구 140㎞ 몸쪽 직구에 번트를 댔으나 3루측 라인을 벗어나는 파울. 2구째 몸쪽 직구에 한발을 뒤로 빼면서 댔는데 이번엔 높게 떠서 1루측으로 벗어나는 파울이 됐다. 2S가 되며 번트 기회가 사라진 듯했다.

그런데 이해승은 3구째에도 번트 모션을 취했다. 스리번트를 댈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때 상황이 반전됐다. 반즈의 3구째 슬라이더가 원바운드 된 뒤 뒤로 빠졌고, 주자가 번트 없이 진루가 됐다. 무사 2,3루. 이해승에게 스리번트의 막중한 부담이 사라진 순간.

롯데는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전진수비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해승은 2B2S에서 5구째 127㎞의 낮게 오는 체인지업을 잘 따라가 툭 쳤다. 투수 반즈의 옆을 굴러가 중견수에게 굴러가는 안타가 됐다. 2-1 역전을 만들고 자신의 데뷔 첫 타점을 만든 안타였다.

이 안타로 상승세를 탄 삼성은 이후 2점을 더 추가해 4-1로 앞섰고, 결국 4대2로 승리했다. 이해승이 첫 역전 결승타를 기록하게 됐다.

경기후 만난 이해승의 얼굴엔 자신의 활약으로 이겼다는 기쁨보다는 미안함이 더 많이 보였다. 이해승은 "희생번트 두번을 다 실패해서 어떻게든 만회를 하려고 했다"면서 "안타가 됐을 때 살았다는 생각을 했다. 팀에 죄송했다"라고 말했다.

첫 타점 공은 챙겨주지 않았다고. 그런데 그는 아쉽거나 하는 표정이 없었다. "첫 안타 공은 챙겼으니까 첫 타점 공은 없어도 괜찮다"는 이해승은 "번트를 대지 못한게 컸다. 그것을 덜어낸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팀이 이겼으니까 괜찮다"라며 쑥스러운 표정으로 웃었다. 이어 "다음엔 꼭 번트를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도 말했다.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