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 투구는 환상이었을까.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가 또 6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로니는 9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5⅓이닝 4안타(2홈런) 2볼넷(1사구) 3탈삼진 6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안타 수는 적었지만, 피홈런 두 방과 4사구 3개가 6실점의 빌미가 됐다.
올 시즌 KIA 유니폼을 입은 로니는 8일까지 총 8경기(선발 7경기)에 등판했다. 이 중 6이닝 이상 투구를 한 경기는 4월 1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단 한 경기 뿐이었다. 당시 로니는 7이닝 5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QS+ 투구로 KBO리그 데뷔승을 따냈다. 앞선 두 경기서 부진했던 로니가 NC전에서 불꽃투를 펼칠 때 모두가 KBO리그 적응의 장밋빛 꿈을 꿨다. 그러나 4월 말 좌측 하지 임파선염 진단을 받고 한 달을 쉬었다.
5월 21일 광주 NC전 구원 등판 뒤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한 로니는 이후 4경기서 서서히 이닝 수를 늘려가고 있지만, 투구 수나 실점은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부상 뒤 투구 이닝을 올리는 부분에 만족할 수 있다. 그러나 매 경기 일찌감치 투구 수가 늘어나고 볼넷 숫자를 줄이지 못하는 건 문제다.
득점 지원이 떨어지는 편도 아니다. 로니는 경기당 득점 지원 4.57점으로 KIA 선발 투수 중 한승혁(4.89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 지원을 받고 있다. 8일 LG전에서도 타선이 일찌감치 3점차 리드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타선 지원 속에서도 매 경기 어려운 투구를 펼치고 있다.
로니는 미국 시절 대부분의 커리어를 불펜에서 보냈다. 선발 보직을 맡는 KIA에선 규칙적인 등판 루틴 속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와 함께, 이닝 소화 능력에 의문을 표하는 우려도 있었다. 지금까지의 행보는 기대보다는 우려에 가깝다.
KIA는 로니가 복귀하자 션 놀린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선발진 구멍을 좀처럼 메우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불펜데이를 치르는 등 마운드 부하가 조금씩 올라가는 눈치. 선발 투수들의 이닝 소화 수가 그만큼 중요해지는 가운데, 로니의 투구는 아쉬움이 남는다. 놀린의 교체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인 지금은 로니가 '6무원'으로 성장하길 바랄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