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같은 투수, 같은 5회였는데 감독의 결정은 달랐다.
LG 트윈스 왼손 투수 김윤식은 공교롭게도 연달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지난 5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전서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5회초 김윤식이 피렐라에게 2점 홈런을 맞은 뒤 곧바로 김진성으로 교체했다. 일요일 경기라 불펜자원이 풍부했기 때문에 김윤식이 조금 흔들리자 류지현 감독은 빠르게 불펜을 가동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삼성의 방망이가 LG 불펜진을 상대로 폭발했고, 결과는 4대8 역전패.
김윤식의 투구수가 93개로 교체 시점이 됐다고 볼 수는 있지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는 5회였기 때문에 기회를 줘도 되지 않았나 하는 의견도 있었다.
바로 다음 등판에서 류 감독의 판단은 달랐다. 김윤식은 4일 잠실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서 선발등판했는데 3-1로 2점차 앞선 5회초 1사후 추신수와 최지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런데 류 감독이 이번엔 김윤식을 그대로 뒀다. 김윤식이 하재훈에게 펜스 앞에서 잡히는 큰 타구를 맞았음에도 교체는 없었다. 2사 2,3루에서 한유섬에게 짧은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중견수 박해민이 끝까지 달려와 잡아내며 5회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그리고 경기는 6대2로 끝났고 김윤식이 시즌 2승째를 챙겼다.
류 감독은 5일 김윤식에 대해 달라진 결정을 한 이유를 밝혔다. 삼성전서 김윤식을 일찍 내린 것에 후회를 했다고. "그날 하루만 생각을 한다면 그 운영 방식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한 류 감독은 "그러나 우리 팀 사정상 (김)윤식이가 선발로 계속 돌아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교체가 된다면 팀에도 도움이 안되고 윤식이 본인에게도 늘 불안감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이어 "그래서 어제 경기는 어떻게든 이기는 상황에서 5회를 마무리 하려고 생각했다"면서 "혹시 (한유섬 타구가) 안타가 됐다면 다음 타자 때 고민을 했을테지만 기본적인 생각은 윤식이가 5회 끝까지 던지도록 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5일 SSG전에서도 선발 임준형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지켜봤다. 2회초 무사 1,2루, 3회초 무사 2루의 위기를 잘 넘겼던 임준형은 0-0이던 5회초 볼넷과 안타로 1사 2,3루의 위기를 맞았다. 일요일 경기라 불펜이 풍부한 상황이지만 류 감독은 교체 없이 임준형이 위기를 직접 헤쳐나가도록 했다. 추신수에게 2타점 안타를 맞아 2실점했지만 임준형은 계속 마운드에 남았고, 최지훈과 하재훈을 처리해 5회를 넘겼다. 그리고 6회까지 나와 삼자범퇴로 끝냈다. 6이닝 4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