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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 훈련→첫 승' 박진섭 감독, 사령탑 교체 효과 톡톡히 본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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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정신없었던 6월 첫 주말이었다. 그래도 '감독 교체 효과'는 뚜렷했다.

박진섭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부산 아이파크가 반등에 성공했다. 박 감독은 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19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와의 홈경기에서 2대0 승리를 이끌며 기분좋게 첫 발을 뗐다. 5경기 만에 승리의 기쁨을 누린 부산은 승점 13점(3승4무11패)을 기록, 안산(승점 11·1승8무9패)을 밀어내고 꼴찌에서 탈출했다.

박 감독이 데뷔전에 앞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시간은 고작 40분에 불과했다. 부산은 3일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히카르도 페레즈 감독 후임으로 박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24년까지다. 박 감독은 4일 첫 훈련을 지휘했다.

전북 현대의 대승적인 결단도 있었다. 박 감독은 2022시즌 전북의 B팀 감독 겸 A팀 전술 코치를 맡고 있었다. 하지만 부산은 박 감독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판단하고 끈질기게 설득했다. 박 감독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K리그2의 승격을 이끈 경험이다. 2018년 광주 사령탑에 오른 그는 이듬해 K리그2 우승과 함께 광주의 1부 승격을 이끌었다.

2020년에는 1부에서 광주를 창단 후 첫 상위 스플릿으로 이끄는 이변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FC서울 감독에서 도중하차는 아픔을 겪었지만 박 감독은 K리그2에선 '0순위 사령탑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첫 출발은 달콤했다. 박 감독은 짧은 준비 시간으로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주문할 수 없었다. 다만 프로는 그라운드에서 1분1초도 허투루 쓰지말아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박 감독은 팬들의 눈높이에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승패를 떠나 경기에 임하는 태도와 정신 자세를 바꿔달라고 주문했다.

선수들이 화답했다. 감독이 교체되는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선수들의 눈빛부터 달랐다. 우중혈투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하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박 감독은 부산과 인연이 깊다. 그는 부산에서 선수와 코치 생활을 했다. 또 부산의 U-18팀이 개성고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김진규(전북)와 이동준(헤르타 베를린) 등 유망주들을 육성했다.

박 감독은 나락으로 떨어진 친정팀의 러브콜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는 "2015년 부산의 코치를 맡고 있을 당시 2부 리그 강등이라는 아픔을 함께 겪으며 눈물을 흘렸다. 무척 가슴이 아팠고, 언젠가 부산에 다시 돌아와 '원래대로 모든 것을 돌려놓고 싶다'라는 다짐을 했었다"며 "부산 팬들이 부산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부산을 다시 축구의 '명가'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