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SNS상에서 리버풀의 간판 수비수이자 잉글랜드 대표팀의 일원인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국가제창 거부' 행동에 대해 뜨거운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이 행동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리버풀' 팬들은 알렉산더-아놀드의 행동에 대해 '안필드에 동상을 세워라!'며 찬성하는 쪽이다.
영국 대중매체 더 선은 6일(한국시각)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국가제창을 거부한 알렉산더-아놀드의 행동으로 축구팬들이 분열되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행동은 지난 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푸스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조별리그 3조 1차전에서 나왔다. 잉글랜드와 헝가리의 경기였다. 원정길에 나선 잉글랜드 대표팀은 이 경기에서 홈팀 헝가리에 0대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0-0이던 후반 20분 리스 제임스가 파울을 하는 바람에 페널티킥을 허용해 0대1로 패했다. 잉글랜드가 헝가리에게 진 것은 무려 60년 만이다.
경기 결과 자체만으로도 잉글랜드 팬들이 받은 충격이 적지 않은데, 또 논란 거리가 생겼다. 리버풀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핵심 수비수인 알렉산더-아놀드가 경기 직전에 거행되는 국가제창 때 국가를 부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국가인 'God Save the Qeen(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가 연주되는 동안 다른 동료와 달리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이런 행동으로 인해 팬들이 SNS를 통해 큰 설전을 벌이고 나섰다. 행동을 비난하는 사람들과 옹호하는 사람들로 나뉘고 있다.
알렉산더-아놀드의 행동을 응원하는 부류는 대부분 리버풀 팬들이다. 잉글랜드 대표팀과의 악연 때문이다. 리버풀 팬들은 잉글랜드 정부에 대해 반대하는 성향이 강하다. 과거 '힐스버러 참사'등으로 인해 자신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에게 알렉산더-아놀드의 행위는 통쾌한 세리머니나 마찬가지다. 한 리버풀 팬은 '알렉산더-아놀드가 잘했다. 안필드에 동상을 세워줘야 한다'며 격양된 분위기를 전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