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4월을 뜨겁게 달궜던 '4할 타자' 문성주가 돌아오면서 LG 트윈스 외야는 말그대로 빈틈없이 가득 찼다. 이재원(23)에게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LG는 전통적으로 외야가 풍족한 팀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중심타자 채은성을 1루로 돌렸고, 외국인 타자를 내야수로 뽑았음에도 여전히 외야에 빈 자리가 없다.
지난 겨울 115억원에 FA 6년 계약을 맺은 김현수는 팀의 중심이자 주전 좌익수다. 지난해까지 역임했던 주장직은 내려놨지만, 여전히 그 무게감은 크다. 올시즌에도 오지환과 함께 팀내 홈런 1위(10개)에 올라있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897을 기록중이다.
중견수 역시 60억 FA '국대 중견수' 박해민이 지킨다. 타격 성적은 다소 부진하지만, 특유의 날다람쥐 같은 순발력과 수비 범위는 여전하다. LG의 홈구장은 국내 최대 크기의 그라운드를 지닌 잠실이다.
우익수는 홍창기다. 지난해 강백호(KT 위즈)를 6리 차이로 누르고 출루율 1위를 차지한 부동의 테이블세터다. 올해는 집중 견제 대상이 됨에 따라 지난해만큼의 성적은 거두고 있지 못하지만, 그래도 3할9푼1리의 출루율로 이부문 톱10 안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LG 타자다.
여기에 무릎부상으로 이탈했던 문성주가 약 한달만에 돌아왔다. 3일 SSG 랜더스전에서 'ML 90승' 이반 노바를 상대로 2타점 3루타를 때려내며 호쾌한 복귀 신고를 마쳤다.
문성주는 지난달 10일 부상 이탈전까지 타율 3할8푼1리, OPS 1.057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끈 주역이었다. 장타력과 선구안에서의 부족함을 지적받던 지난해까지의 문성주가 아니다.
외야수에게 주어진 자리는 외야와 지명타자까지 4자리가 전부다. 베테랑 이형종과 이천웅이 기회를 못받는 지경이다.
그러다보니 '토종 거포' 이재원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5월 들어 주전으로 본격 기용된 이재원은 3할 안팎의 타율에 홈런 6개를 쏘아올리는 장타력을 갖췄다. 다만 전술한 선수들과는 차별화되는 '우타 거포'라는 강점이 있는 반면, 외야 수비는 비교적 떨어진다는 평이다. 문에 지명타자로 나서는 경기가 많다.
이재원도 이같은 LG의 두터운 외야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는 만루홈런 포함 6타점으로 맹활약한 1일 경기가 끝난 뒤 "우리팀의 모든 경기에 나가고 싶다. 전에는 (기회가 많지 않으니)매타석 '잘쳐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가끔 퇴근할 때 '내일은 나갈 수 있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마음이 점점 편해지고 있다"며 출전 의욕을 강렬하게 어필한 바 있다.
감독 입장에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선수를 기용하는 '돌림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선수는 컴퓨터와 달리 기량의 사이클, 감정적인 기복이 있다.
일단 문성주의 복귀 첫날 류지현 감독은 박해민을 백업으로 돌리고 홍창기를 중견수, 문성주를 우익수, 이재원을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류 감독은 어떤 '운영의 묘'를 보여주게 될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