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개막 전까진 김광현과 더불어 가장 뜨거운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개막 2개월이 지난 지금은 딜레마의 주인공이 됐다.
메이저리그(MLB) 90승 투수로 주목받았던 이반 노바 얘기다.
SSG 랜더스는 지난 2년간 가장 폭발적인 투자를 한 팀이다. FA를 영입하고, 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와 김광현을 모셔왔다. 예비 FA들과도 거침없이 연장계약을 맺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커리어도 막강하다.
팀 전체의 분위기가 상승 일로다. 올시즌 SSG가 단독 1위를 질주한 원동력이다.
윌머 폰트-김광현으로 이어지는 원투펀치도 강렬하다. 4~5선발도 젊은 오원석과 베테랑 이태양(노경은)으로 구성돼 한층 이상적이다.
관건은 외국인 선수 노바다. 올시즌 3승3패 평균자책점 5,93. 우승을 노리는 팀, 눈부신 커리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 그에 걸맞는 대우(총액 100만 달러)에 비해 현재 성적은 너무 초라하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스포츠투아이 기준)이 선발진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0.22)다. 11경기 60⅔이닝을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칠게 말하면 팀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김광현(3.21) 폰트(2.70)는 물론 이태양(1.56) 오원석(0.62) 부상으로 5경기만에 이탈한 노경은(0.81)보다 못하다. 기대됐던 삼진 능력도 이닝 대비 절반도 안되는 30개에 불과하다.
4월 노바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6.43에 달했다. 2차례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월에도 5.16으로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5경기 중 3번이나 QS를 달성한 반면, 5월 28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4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리고 3일 LG 트윈스전은 SSG 입단 이래 최악의 경기였다. 3이닝 7실점(3자책). 처음으로 단 3이닝 투구에 그쳤다. 특히 앞선 KIA전과 연결하면 2경기 연속 최악의 부진이다.
자신의 부진에 부담을 갖는 모습이 역력하다. LG전의 경우 케빈 크론의 실책이 나오자 거듭 스트레이트 볼넷에 이어 잇따라 적시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특히 노바의 딜레마는 SSG가 복귀를 준비하는 '120승 듀오'를 보유했다는 점. 문승원과 박종훈은 그간의 커리어로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및 선수단과의 끈끈한 유대감이 있다. 노바에겐 없는 것이다. 여기에 부상에도 불구하고 연장계약에 성공함에 따라 의욕이 넘친다..
문승원은 이미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피칭을 시작했고, 박종훈 역시 곧 실전에 나선다.
이미 SSG는 포스트시즌을 바라보는 팀이다. 포스트시즌은 선발 싸움이다. SSG는 김광현-폰트와 더불어 또한명의 외국인 투수까지 절대적인 무게감을 갖길 바라고 있다. SSG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