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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손흥민 골든부트' "인류 달 착륙만큼의 엄청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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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월드컵 4강은 꿈의 과거다. 현재의 꿈은 손흥민(토트넘)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20주년을 기념하는 오찬이 2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한-일월드컵 유치 주역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을 비롯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거스 히딩크 감독,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최용수 강원FC 감독, 이영표 강원FC 대표,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등 200여명이 자리를 빛냈다.

20년전 월드컵 4강은 한국 축구의 특별한 훈장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지휘할 때 한국을 상대로 '오대영'으로 이겼다. 한국에서의 내 별명이 '오대영'이었다. 힘든 길을 걸었지만 당시 협회에서 날 전적으로 지지하고 믿어줬다. 덕분에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홍명보 감독은 "20년이 참 빨리 지나간 것 같다"고 했고, 박지성 어드바이저도 "아직까지 많이 기억하고, 추억해 주며 당시 기분을 전해들을 때마다 '큰일을 했구나'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고 감사해했다. 최용수 감독도 "축구 인생에서 두 번 다시 그런 영광스러운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기억했다.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영상을 통해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현재는 손흥민이다. 그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골든부트'를 거머쥐며 한국 축구에 새 장을 열었다.

토트넘 출신인 이영표 대표는 "나에게만큼은 아시아 선수가 EPL 득점왕에 오른 것은 인류가 달에 간 것만큼 엄청난 사건이었다"며 "손흥민의 23번째 골은 아시아 역대 최고의 선수를 공식화한 것이다. 그 골 이전에는 누가 과연 아시아 최고 선수인가를 이야기할 때 차범근 감독님 등 몇몇 선수들을 언급했지만 그 골로 말미암아 아시아 최고 선수는 손흥민이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최고의 활약에도 이날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발표한 올해의 선수 후보 6명에서 제외됐다. 이 대표는 "23골을 넣어 득점왕을 한 것은 200년이 지나도 기록된다. 손흥민에게는 올해의 선수와 상관없이 커리어 최고의 시즌"이라고 단언했다. 박지성 어드바이저도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상상만 했는데 현실이 됐다. 그 위치가 대단하고 자랑스럽다. 많은 아시아 선수들의 희망이 됐다"고 엄지를 세웠다.

히딩크 감독은 '2002년에 손흥민이 있었다면 4강을 넘어 결승에 오를 수 있었겠느냐'는 질문에 "아주 쉬운 질문이다. '예스'라고 답할 수 있다"며 "물론 가정을 전제로 하는 얘기다. 하지만 손흥민은 모든 팀들이 탐낼 만한 선수고, 뛰어난 인성까지 갖추고 있다. 팀에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캡틴' 손흥민이 있기에 카타르월드컵 전망은 밝다. 정몽규 회장은 16강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박지성 어드바이저와 함께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월드컵 원전 16강 진출을 이룬 이영표 대표는 "남아공월드컵 때보다 지금 대표팀이 더 안정적이다. 16강 갈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11월 열리는 월드컵에서 국민을 다시 한 번 기쁘게 할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찬에서는 암 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한 핌 베어벡, 유상철 전 감독을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다. 고인들의 부인들이 오찬에 초대돼 감사 인사를 전해 뭉클한 감동도 선사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